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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21.11.16

[기고칼럼] 한국의 교육열, 경제 성장과 문화 강국의 바탕 (마크 피터슨 브리검영대학교 명예교수)

Mark Peterson 2


마크 피터슨(Mark Peterson)

브리검영 대학교 명예교수



한국 문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한국인들의 교육열이다. 국제 기준에서 볼 때 한국의 교육 제도는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이 말은 한국 문화에서 많은 것을 뜻한다. 이는 한국 문화가 왜 훌륭한 면모를 보이는지 이해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20세기 초 일제 강점기의 수난과 광복 이후 유엔(UN)의 실패로 인해 겪어야 했던 역경을 딛고 한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다. 실제로 한국을 역사적으로, 그리고 현시대에 맞춰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교육 제도와 선비(덕을 갖춘 학자)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옛날에는 공부하고 시험을 치는 일은 주로 선비들의 역할이었다. 오늘날 그 시험은 모든 학생에게 열려 있다. 예나 지금이나 시험은 어렵기 마련이다. 나 역시 몇 년 전 유튜브 채널 '하이 채드(Hi Chad)'를 운영하는 내 제자 채드와 함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 영어 시험을 본 적이 있다. 우리 시험 결과는 채드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돼 있다. 시험 문제는 매우 어려웠으며 채드와 나는 몇 문제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왜냐하면 영어시험을 보기 전에 먼저 시험 본 과목도 똑같이 매우 어려웠을 것이며 대부분의 응시생이 문제를 잘 풀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난이도 때문에 시험이 지닌 재량성의 문제가 지적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예상했던 바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문제 몇 개를 못 풀었다고 당황하거나 낙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차분하게 시험을 봐야 하며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국이 교육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데에는 선비의 역할이 크다고 봐야 한다. 이들은 조선 시대에 ‘학자 관료’로도 불렸다. 이 학자들은 조선 사회의 한 계급을 형성했다. 오늘날 평등사회에서는 당연히 비판받을 수 있다. 선비라는 단어에는 부정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개인 유튜브 채널이나 다른 곳에서도 선비라는 주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달린 것을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나는 선비를 사회의 한 계급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시험 합격 또는 완벽한 지식을 추구하며 늘 연구하는 학자의 관점에서 보고자 한다. 과거에 선비는 유교 철학, 문학 혹은 언어상의 어떤 특정한 개념을 이해하는 일을 목표로 연구했던 사람이었다. 다른 이들도 같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했다.

이 학자들은 사회의 이상향을 대표했다. 전통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의 출세나 성공은 공부 또는 시험에 합격해서 조정에서 관직을 받는 것으로 결정됐다. 과거(科擧) 시험의 수준은 다양했고 모두 조정에 진출해 관직을 받는 등용문의 역할을 했다. 이 제도는 조선 사회를 지배했고 상업을 비롯한 그 외의 다른 산업 활동을 배제했다. 과거 시험에서 가장 급이 높은 시험은 문과였다. 문과 다음으로 생원과 진사로 구성된 사마가 있었다. 대략 말하면 사마시험은 석사학위 받는 것과 같고 문과는 박사학위를 받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둘 중 한 가지 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조선 사회에서 대단히 큰 업적으로 여겨졌고 가문의 족보에 가장 먼저 기록되는 사안이었다. 족보에는 과거 급제에 이어 그 사람이 어떤 관직을 받았는지, 그 이후 행적이 약간 기록됐다. 이 같은 내용이 당시 전통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로 간주됐다.


과거 외에 다른 시험도 있었다. 양반 또는 상류 계급의 절반은 군인이 차지했다. ‘양반’이라는 말 자체가 정부의 구조 양쪽을 의미한다. 조선 시대 조정의 한쪽은 문신, 다른 한쪽은 무신으로 나누어졌다. 무과 시험에는 활쏘기, 승마 등 실제로 필요한 군인의 기술을 평가하는 시험과 병법, 군부의 역사를 평가하는 시험도 포함됐다.

잡과는 잡학에 관한 시험으로 문과와 무과 시험보다 급이 낮은 시험으로 간주됐다. 잡과에는 법학, 의학, 회계, 과학 또는 천문학, 풍수지리학, 통·번역 등 오늘날 매우 중요하게 평가받는 분야가 포함됐다. 이들 분야는 시험 숫자가 더 많았다. 사회적 계급도 잡과의 주요 요인이었다. 그 이유는 중인(중간 계급)만이 그 시험을 치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중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국의 계급제도는 오히려 중국보다 더 엄격했다고 볼 수 있다. 조선 시대 중인 계급을 현대 사회의 중산층과 혼동하는 실수는 하지 말자. 그 이유는 현대 사회의 중산층은 상위 계급의 낮은 부분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중산층’이라는 말은 서울 중심부에 거주하는 것을 칭하며 서울 중심부는 그들이 근무하는 정부 기관과 가까웠다.

시험은 곧 열쇠와 같았다. 시험에 합격하면 조정에 진출해 관직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렸고 특권과 부, 권력을 가질 수 있었다. 시험 합격과 공부의 중요성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도 여전히 매우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 한국인들은 공부를 잘할 것을 강조한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였던 한국이 어떻게 오늘날 10대 강국의 반열에 오르게 됐는가? 30년간 한국의 교육제도 정립에 앞장섰던 호레스 그랜트 언더우드(Horace G. Underwood) 미국 선교사의 유명한 말을 인용하자면, “교육의 기적이 있어야 경제의 기적이 일어난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이 말은 최고의 진리다.

한국은 현재 지나친 교육열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교육의 다양성을 바라보라는 말이다. 모두가 대학을 가야 하거나 인문학 학위를 따야 할 이유는 없다. 세상에는 정비공, 배관공, 목수도 필요하고 누구나 2년제, 4년제 대학 학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교육을 적게 받는 것보다는 많이 받는 것이 훨씬 낫다.

교육에 관한 논란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그 이유는 미국보다 한국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역사적으로나 동시대적으로 볼 때 훨씬 더 중요하고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양국의 고등학교 졸업률을 비교해보라.

결국 전통 사회에서 선비의 역할은 다른 이유로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 역할이란 전 세계의 모든 역동적인 영역이 민주적인 세상으로 변화될 때 전통사회 질서의 끝에서 사회를 재형성하는 것이다.

이제 곧 한국에서는 많은 학생이 대학입학능력을 평가받는 '수능시험'을 치르게 된다. 모든 수험생에게 행운을 빈다. 부디 차분하게, 긴장을 풀고 시험에 임하기를 바란다. 부디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 대학 명예교수는 하버드 대학 동아시아학 박사 출신으로 브리검영 대학에서 30년 이상 한국 역사를 강의했으며 2018년 은퇴했다. 현재 '우물 밖 개구리(The Frog Out-side the Well)'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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