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을 볼 때 했던 생각
스포츠는 국경과 국적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 의미는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방해할 수 있는 나라들의 정치와는 반대로 스포츠가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통합한다는 것이다. 올림픽 발상지인 고대 그리스에서는 올림픽 할 때 전쟁까지 잠시 중단됐고, 어제의 적들이 스포츠에 함께 참가했다. 그때부터 인류는 스포츠의 통합 기능을 인정하고 있다.▲ 류드밀라 미해에스쿠(Lyudmila Mikheesku)그런데 정치적 의미를 무시하고 그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스포츠에는 국경과 국적이 있는 것 같다. 여러 민족이 특정한 스포츠 종목에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말이다.물론 세계 각국이 모든 스포츠 종목을 개발할 수는 있다. 겨울 스포츠인 바이애슬론(biathlon)을 예로 들면 겨울철에 눈이 없는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같은 남쪽 나라에도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 국제 대회에서 1등은 당연히 적절한 겨울이 있는 나라의 선수들에게 돌아간다.하계 올림픽 게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8월 초 한국 양궁의 놀라운 성과를 봤을 것이다. 한국은 오랫동안 양궁에서 뛰어난 결과를 보여주었다. 올해는 대한민국 양궁 올림픽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양궁 전 종목 석권의 위업을 달성했다. 금메달이 4개나 된다. 한국 양궁이 세계최강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자꾸 나온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외국 기자들은 다양한 짐작을 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가설은 한국인들이 아주 오랜 옛날부터 19세기말까지 사냥에서, 그리고 군대의 무기로 활을 많이 사용해서 당연히 활을 제일 잘 쏘는 민족이 됐다는 것이다.한국인들은 이같은 주장들을 농담처럼 받아들인다. 한국 양궁 선수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집중적 훈련을 받고 엄격한 선발과정을 통해서만 올림픽 대표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의 체계적인 양궁선수 육성 시스템은 다른 나라의 방법과 많이 다르지 않다. 세계적으로도 프로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기술을 완벽히 터득할 때까지 많은 연습을 하고 있고 선발과정을 통해 국가대표가 된다. 한국에 특별한 훈련 방법들이 있는 것처럼,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서양 나라와 미국이 제일 효과를 보는 훈련 방법은 바로 한국인 코치를 영입하는 것이다).이렇듯 선수 훈련 방법에는 일반적으로 다른 점이 많지 않아서 역사적 배경이 머리에 다시 떠오른다. 왜냐하면 한국인이 다른 민족에 비해 제일 긴 기간 동안 활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활을 제일 잘 쏘는 민족이 됐다는 가설은 정답이 아니라도 한국인과 활은 너무 잘 어울린다. 그리고 다양한 민족이 서로 다른 스포츠 종목에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에도 모순되지 않는다.나는 그냥 외국인들에게 왜 이러한 의견이 생겼는지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내 생각에는, 한국 양궁의 성공을 설명하는 이와 같은 가설들은 한국인을 과소평가하는 말이 절대 아니다. 한국 양궁대표팀의 성공이 유일하고 너무 대단해서 외국인에게 기적처럼 훌륭하게 보이고, 기적은 당연히 어떤 남 다른 것으로 설명돼야 할 것이다.나는 이번 올림픽 양궁을 보며 어릴 적 내 꿈이 기억났다. 로빈 후드처럼 활을 잘 쏘고 싶다는 꿈이었다. 나는 한국 팀의 기술에 너무 감동해서 꿈의 실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결심했다. 스포츠클럽에 가입했고 이제 활쏘기를 열심히 연습한다. 스포츠에 국경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스포츠가 영국의 민족 영웅과 한국의 훌륭한 양궁 선수들과 러시아 여자를 통합시켰고 현실과 꿈의 경계까지 허물었다.이 글을 쓴 류드밀라 미해에스쿠씨는 러시아 언론사 ;네자비시마야 가제타(Nezavisimaya gazeta);의 포토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201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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