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로 향한 여정, '이집트 보물전'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한 '이집트 보물전' 특별전에 전시되고 있는 '토티르데스의 관' (기원전 700~400).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미라는 영원한 삶과 연관돼 있으며 미라로 제작된 신체는 영혼이 머무는 장소가 된다.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죽음은 영원한 삶을 얻기 위해 거쳐야만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다. 이 같은 삶과 죽음에 대한 고대 이집트인의 생각은 죽은 이의 부활과 영생을 기원하는데 쓰였던 '사자(死者)의 서(書);라는 장례문서에서 엿볼 수 있다. 고대 이집트 묘에서 미라와 함께 매장한 이 문서는 죽은 이가 만나게 될 신들을 달래고 영혼이 올바른 행로로 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했다. 이집트인들은 사후세계로 가기 위한 최후의 재판에서 심장이 깃털보다 가벼운 자만이 부활할 수 있다고 믿었다.이토록 영원한 삶을 갈망하던 고대 이집트의 사람;동물 미라와 관, 다양한 조각, 장신구 등 유물 229점이 한국을 찾았다. 20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한 ;이집트 보물전; 특별전은 미국 뉴욕 브루클린박물관의 소장품들을 선보인다.▲ '이집트 보물전'을 찾은 관람객이 주검을 미라로 만들 때 제거된 신체 내 장기들을 보관하는 용도로 쓰인 '카노푸스 단지'를 살펴보고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사후세계에서 농사일이나 허드렛일을 돕기 위해 무덤에 부장된 작은 인형 '샵티'. 인형에는 주인의 이름과 직업이 새겨져 있기도 하다.▲ 기원후 4세기 동물무늬로 장식된 건축용 장식.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동물들은 (왼쪽부터) 야생돼지, 가젤(혹은 양), 하이에나, 개로 추정된다.전시는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영생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 신화를 소개하며 시작된다. 태초의 왕이었던 오시리스는 그의 동생인 세트에게 죽임을 당하지만 부인 이시스에 도움으로 되살아나 ;최후의 재판;의 판결을 내리는 죽음과 부활의 신이 된다. 이 이야기가 이집트인들에게 죽음을 준비하며 사후세계를 꿈꾸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대 이집트는 귀족부터 일반 평민까지 영원한 삶을 위해 주검을 미라로 만들고 복잡한 장례의식을 준비했다. 귀족들은 값비싼 재료를 이용해 장례를 준비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이들은 도금을 하거나 흙으로 비슷한 모양을 만들어 사용했다. 전시 초반부에는 실제 미라와 관, 미라에 씌운 남녀 가면과 덮게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이 이승의 삶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마련한 보석이 박힌 장신구, 화장도구, 음식을 담았던 항아리, 또 사후에도 하인처럼 부릴 수 있는 ;샵티; 인형 등이 눈길을 끈다.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고대 이집트의 독특한 신앙인 동물숭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동물이 사람과 함께 창조됐다고 생각했고, 동물에게도 영원한 삶이 있을 것이란 믿음으로 동물 미라를 만들었다. 전시장에는 고양이, 따오기 등의 미라와 관, 그리고 고대 이집트 신들을 대변하는 매, 코브라, 황소, 원숭이 등을 묘사한 석상들이 관객을 맞이한다.▲ '이집트 보물전'에서는 고대 이집트의 독특한 신앙인 동물숭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안전한 출산과 다산(多産)을 기원하는 개구리, 부와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는 원숭이, 부활을 상징하는 고슴도치 등이 눈길을 끈다.▲ 앤 페스터르낙 브루클린 박물관장(오른쪽)과 관계자들이 ;이집트 보물전; 특별전 개막을 앞두고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다.앤 페스터르낙 (Anne Pasternak) 브루클린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브루클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대 이집트의 대표적인 유물들을 한국 관객과 나누고 싶었다"며 "오랜 관계를 유지해온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되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인들이 고대 이집트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이집트 보물전'은 그 당시 귀족부터 평민들까지 추구한 '영원한 삶'에 대한 믿음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라며 "고대인들의 삶에 비춰진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라고 덧붙였다.내년 4월 9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유료로 운영된다. 관람료는 성인 1만3천원, 대학생과 청소년은 1만1천원, 초등학생을 8천원이다.이하나 코리아넷 기자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hlee10@korea.kr 2016.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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