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예술 꽃 피운 한국작가, 이성자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22일 개막한 전시 '이성자: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에 선보인 전시 동명작품. 작품은 이성자가 프랑스에서 한국을, 한국에서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극지를 통과할 때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묘사했다. 서애영 기자 xuaiy@korea.kr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22일 개막한 전시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은 한국에서보다 프랑스에서 더욱 주목받은 한국 서양화가 이성자(1918~2009)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한국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라라뱅시’, ‘샤르팡티’ 등 유명한 화랑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그의 예술은 프랑스 내에서 크게 인정받았다. 이성자가 프랑스 행을 결심한 때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이다.서른 세 살의 그는 12년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외로움과 절망 속에서 부산으로 피난하다 한 외교관의 도움으로 무일푼, 무명의 처지로 그 해 프랑스로 떠났다. 그의 외로운 프랑스 생활에 새로운 희망을 준 것은 ‘그림’이었다.의상디자인학교에 입학했지만 선생님의 권유로 파리 아카데미 그랑드 쇼미에르(Académie de la Grande Chaumière)에서 회화기초를 배우게 됐다. 1956년에 창작한 작품 '눈 덮인 보지라르 거리'가 당시 저명한 비평가이자 큐레이터였던 조르주 부다이유(Georges Boudaille)의 주목을 끌면서 프랑스 화단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한국을 떠난 지 15년 만인 1965년, 고국으로 돌아와 첫 개인전을 열며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성자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60여 년간 파리에서 주로 유화를, 프랑스 남부 투레트 작업실에서는 판화를, 그리고 한국에서는 도자를 하면서 1만 3천여 점에 이르는 작품들을 남겼다. 그 가운데 127점의 대표작이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서 소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전시에서는 이성자의 작품 ‘눈 덮인 보지라르거리’부터 ‘내가 아는 어머니’,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등 그의 회화와 판화작품을 시기별로 확인할 수 있다. ▲ 이성자 작가의 1956년 첫 데뷔작품 '눈 덮인 보지라르 거리'. 이 작품으로 당시 프랑스에서 유명한 비평가이자 큐레이터였던 조르주 부다이유(Georges Boudaille)의 관심을 끌면서 후원을 꾸준히 받아 성장의 단계를 밟게 됐다.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Bartomeu Mari Ribas)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총 127점의 작품들은 변화와 실험을 거듭한 이성자 작가의 작품세계와 작가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며 “이 전시를 통해 국제적인 흐름과 입체적인 시각에서 한국미술사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 29일까지 계속된다. 20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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