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 동남아를 홀리다
▲ 지난 1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말레이시아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을 응원하는 베트남 축구팬들이 태극기와 박항서 감독의 피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박혜리 기자 hrhr@korea.kr 영상 = KBS 미디어“베트남 보딕(우승)! 베트남 보딕(우승)!”지난 15일(현지시간) 밤 베트남 전역이 들썩였다.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국가대표 축구팀이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합계 3-2로 격파하고 우승 트로피를 탈환하며 정상에 올랐다.‘2018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만회하는 승리이자 10년 만에 다시 한번 베트남 국민에게 스즈키컵 트로피를 안긴 우승이라 그 의미는 더 값지다.지난해 베트남 국가대표 축구팀 지도자로 부임한 후 박 감독은 지난 1월 베트남 U-23 축구 국가대표팀을 처음으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시키며 빠르게 입지를 넓혀갔다. 이후 ‘박항서 매직’, ‘박항서 신드롬’ 등의 수식어를 얻으며 박 감독은 베트남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에 대한 사랑은 다큐멘터리 제작으로 이어져 KBS미디어 측이 제작한 박항서호 출범 이후의 발자취를 다룬 다큐 영화 ‘박항서, 열정을 전하는 사람’이 지난 14일 베트남 전역의 극장에서 개봉돼 화제를 낳았다.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박 감독이지만 시작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축구협회(VFF)의 영입 제안을 받고 베트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일부 여론은 미덥지 못한 시선을 보냈고, 지도자로서의 실력에 대해 의심하는 의견도 제기됐다.그럼에도 박 감독은 강한 신념과 리더십으로 대표팀을 이끌었고, VFF 측의 숙원 사업인 스즈키컵 우승을 달성하며 베트남 최대 스타로 떠올랐다.그의 리더십은 흔히 ‘파파 리더십’으로 표현된다. 허리에 부상을 입었던 미드필더 도훙중 선수를 위해 말레이시아행 비행기에서 비즈니스석을 양보하는가 하면 직접 마사지 기계를 이용해 선수들의 지친 발을 풀어주며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는 곧 베트남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의 결속력과 힘을 돋우는 계기가 됐다.VFF가 16일 한국 언론을 상대로 연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다른 나라에 와서 성과가 있으니 뿌듯하게 생각한다”며 “축구를 통해 (한국과 베트남 관계에서) 경제, 정치적으로 도움이 돼 정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의 스즈키컵 우승 소식에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전한 축하 메시지가 현지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며 ‘한-베트남’ 우의는 깊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베트남 관중이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축구를 통해 양국이 더욱 가까운 친구가 됐음을 실감했다”며 “베트남과 한국이 각별한 우정을 다지며 밝은 공생번영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베트남 전역이 여전히 뜨거운 열기로 가득차 있는 가운데 박 감독은 내년 1월 5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과 펼칠 A매치에 대해 박 감독은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축구 역사에 정점을 찍은 박 감독이 아시안컵에서 베트남 국가대표 축구팀과 다시 한번 날개 돋친 활약을 보여줄 지 기대해 본다. 2018.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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