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서점, 책방의 무한 변신
▲ 고양이 전문 서점 ‘슈뢰딩거’, 한옥책방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영화 전문 서점 ‘관객의 취향’, 역사 전문 책방 ‘역사책방' 내부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서울 = 글·사진 정주리 기자 etoilejr@korea.kr스마트폰, 태블릿 등 전자기기 사용량이 늘면서 독서량은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17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4명(37.7%)이 1년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서점 수도 줄고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오프라인 서점 수는 2005년 2103개에서 2017년 1536개까지 감소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한국의 서점은 나름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독립서점’이 그 예다. 독립서점은 서점 주인 취향대로 책을 큐레이팅 해 판매하는 작은 규모의 서점을 일컫는다. 방문객은 기존의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독립 출판물을 접할 수 있고, 서점 주인과 차를 마시며 편안하게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코리아넷은 독립서점이 가진 특별함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에 위치한 네 곳의 독립서점을 찾았다. 1. 고양이책방 ‘슈뢰딩거’, 취향 공동체의 탄생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에는 오로지 고양이를 위해 만들어진 책방이 있다. ‘슈뢰딩거’다. 책방지기 김미정 대표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던 중 대학 시절 전공이었던 문헌정보학을 살려 2016년 책방을 열었다. 책뿐만 아니라 고양이를 주제로 작사 수업, 그림 그리기 모임도 연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요 고객인 만큼 고양이를 키울 때 필요한 조언이나 꿀팁을 물어보기 위해 찾는 손님도 많다. 김 대표는 "고양이라는 공통분모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 공감대를 넓혀나갈 수 있다는 점이 우리 서점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책방 ‘슈뢰딩거’ 앞에서 지난 19일 김미정 대표가 책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2. 한옥책방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공간이 주는 특별한 경험 서울시 서대문구 옥천동에 위치한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는 공간에 방점을 찍었다. 오픈한 지 두 달 된 이곳은 오래된 한옥을 반년 가량 보수해 탄생했다. 책방지기 박현여 대표는 이곳에서 남편인 이장희 작가와 함께 모은 아트북과 각종 서적 400여권을 소장 및 판매한다. 주요 테마가 ‘아트’인 만큼 미술에 관심 있거나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박 대표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경험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취를 간직한 공간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서점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 서울시 서대문구 옥천동에 위치한 책방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앞에서 지난 19일 박현여 대표가 책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3. 영화책방 ‘관객의 취향’, 색다른 영화 읽기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는 한국의 1호 영화 전문서점이 있다. 바로 ‘관객의 취향’이다. 책방지기인 박소예 대표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뒤 영화 현장에서 제작자로 일하던 중 지난해 이곳을 열었다. 실제 영화계에 몸담았던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를 소개한다. 영화 원작 소설부터 비평집 같은 전문 서적을 구비해 놓을 뿐만 아니라 매달 한 번씩 단편영화 상영회를 열어 감독과의 대화(GV)도 진행한다. 영화 애호가부터 영화 일을 하는 사람들까지 모두가 함께하는 공간인 셈이다. 박 대표는 "선호하거나 싫어하는 영화가 딱히 없고 모든 영화를 다 좋아한다. 그게 이 서점의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영화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밝혔다. ▲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책방 ‘관객의 취향’ 앞에서 지난 20일 박소예 대표가 책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4. ‘역사책방’,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복합문화공간경복궁 옆에는 역사 전문 책방 ‘역사책방’이 있다. 단순히 역사 책만을 판매하지 않고 소설, 예술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판매한다. 소설도 한 개인의 역사라고 생각하는 책방지기 백영란 대표의 생각이 담긴 큐레이팅이다. 역사를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인왕산 둘레를 걷는 야간 도성길 답사, 남산, 성북동 등 특정 장소를 주제로 한 답사 프로그램 등 역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백 대표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연령대가 참 다양하다"며 "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세대를 불문하고 지적 호기심을 가진 분들이 찾아주신다"고 밝혔다. ▲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책방 ‘역사책방’ 앞에서 지난 20일 백영란 대표가 책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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