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웅들을 그리는 한국의 '나이팅게일'
▲ 오영준 가천대학교 길병원 간호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음압격리병실 근무를 자원한 지난 2월 1일부터 코로나19 현장을 그림으로 남기고 있다. 오 간호사는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는 음압병동에서는 혼자서 부담해야하는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송밝은 기자 brightsong@korea.kr그림 = 오영준 간호사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음압격리병실 간호사들의 일상을 그림으로 남기고 있는 간호사가 있다.오영준 인천 가천대학교 길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다.오 간호사는 한국에서 코로나19 12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난 2월 1일 음압격리병실 근무를 자원했다. 그곳에서 간호사들의 일상을 그림으로 그려 지난 2015년부터 운영해온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사 이야기’에 올렸다. ▲ 감염을 막기 위해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는 일은 오랜 경험을 가진 의료진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고 체력적 부담을 몇 배로 가중 시킨다. 오영준 간호사는 음압격리병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방호복을 벗고도 잠시 쉴 틈도 없이 머리에 수건을 두른 채 근무한다고 말했다.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의 모습, 지친 모습이 역력하지만 환자를 위한 마음이 눈빛을 통해 전해지는 오 간호사의 그림은 누리소통망에서 화제가 됐고 해외 유력 언론에서도 주목했다.엘에이타임즈(LA Times)는 지난 4월 9일 '코로나19 격리 병동의 영웅과 의료진을 그리는 중환자실 간호사(An ICU nurse sketches the heroes and fighters inside a coronavirus isolation ward)'라는 제하로 오 간호사와 그의 그림을 1면에 실었다.엘에이타임즈는 오 간호사에 대해 "슈퍼히어로를 그리는 사람"이라며 "밤낮으로 교대근무를 하며 겪은 병동의 모습들을 그림으로 세세하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그림이 외신에도 소개된 사실에 쑥스러움을 감추지 않은 오 간호사는 "코로나19와 싸우는 한국 간호사들의 모습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음압격리병실 안의 의료진들은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리창에 글씨를 써 의사소통을 하기도 한다.오 간호사가 '간호사 이야기'를 시작한 것은 그의 전공이 설명한다.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오 간호사는 어린시절 책을 통해 만난 '나이팅게일'을 가슴에서 떨쳐내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화가가 아닌 간호사의 길로 들어섰다.병원에서 3년 동안 환자를 돌보며 주변 동료들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본 오 간호사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그들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고, 간호사들의 모습을 좀 더 잘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에 그림을 올리기 시작했다.오 간호사는 “사실적인 묘사로 실제 우리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해 간호사란 직업군의 특정화되고 고착화된 이미지를 개선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 간호사들의 이야기, 특히 중환자실 간호사들의 모습을 꾸준히 업데이트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림을 통해 많은 현장의 간호사들이 공감하고 힐링(치유) 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오영준 간호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격리된 환자를 돌보는 음압격리병실의 간호사들은 환자 상태를 단순히 돌보는 것을 넘어 그들의 아픔도 함께 느끼는 진정한 '나이팅게일'이라고 강조했다.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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