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역사 왜곡 '군함도 전시관', 자위대를 일본군으로 부활시키기 위한 의도"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오른쪽)와 소설 '군함도'의 저자 한수산 작가(왼쪽)가 29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넷 오픈 스튜디오에서 방송인 정재환 씨 사회로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특별 대담을 하고 있다. 서울 = 이경미 기자 km137426@korea.kr사진 = 전한 기자 hanjeon@korea.kr “일본 아베정권은 일본이 행한 침략 행위 등을 숨기고 미화시켜 일본군은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현재 일본 자위대를 일본군으로 부활시키기 위해 산업유산정보센터와 같은 왜곡된 역사가 전시된 시설을 운영하는 것이다” (호사카 유지) “군함도가 메이지시대 산업혁명유산이라고 하는 건 역사 왜곡 수준을 넘어선 국가 사기다.” (한수산 작가) 한일 관계 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와 소설 ‘군함도’의 저자 한수산 작가는 29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넷 오픈 스튜디오에서 열린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군함도 전시관), 무엇이 문제인가’ 특별 대담에서 군함도 전시관의 역사 왜곡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날 특별대담은 방송인 정재환 씨 사회로 오후 5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일본 정부가 지난 15일 일반에 공개한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를 통해 군함도에서 강제징용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등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행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호사카 교수는 산업유산정보센터에 대해 "23군데 일본의 메이지 산업혁명유산을 설명하는 센터로 이곳에 역사적 사실을 밝히겠다고 일본이 약속했다"며 "하지만 약속한 내용이 없다는 게 한국이 분노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일 간 강제징용 판결 문제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이 시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수산 작가는 군함도에 대해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라는 나라의 국가적 범죄가 상징적∙집약적으로 압축돼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일본 근대화의 산업유산으로 가치가 있다고 보지만 그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을 적시해야만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와 한수산 작가는 당시 참담했던 군함도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실상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호사카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차별없이 비슷한 액수를 지급받는 듯 했으나 일본은 기숙사비, 식비, 강제저축 등의 명목으로 공제했고 그 돈 조차 회사가 가로채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소개했다. 가혹한 노동 때문에 탄광으로 연행된 조선인들의 약 70%는 도주했다는 통계를 언급한 뒤 "조선인들이 도주할 경우 이들의 강제저축은 모두 회사가 가로챘다"고 했다. 한수산 작가는 "강제징용 노동자들은 가혹한 노동 환경 속에 콩깻묵에 현미를 섞은 음식으로 겨우 끼니를 때웠고 자신이 일한 것에 대한 보상 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국가총동원령이라고 국가에서 데려갔으면 최소한 잠은 재워주고 옷은 입혀주고 밥은 먹여줘야 하는데 이것마저 다 돈을 받았다"고 지적하면서 "이건 국가범죄"라고 규정했다. ▲ 소설 '군함도'의 저자 한수산 작가가 29일 서울 종로구 코리아넷 오픈 스튜디오에서 열린 특별 대담에서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라는 나라의 국가적 범죄가 상징적∙집약적으로 압축돼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일본은 역사를 감춤으로써 세계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그러한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호사카 교수는 "세계도 한국도 속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나가사키에서 희생된 조선인들을 위한 모임이 일본 내에 있다며 그 모임이 낸 '군함도에 귀를 기울이면'이라는 책을 소개했다. 이어 "이렇게 일본 내에서도 속지 않는데 세계가 왜 속겠는가"라고 반문했다.한수산 작가는 한국과 일본의 끊이지 않는 갈등에 대한 해결책으로 문화적 접근 방법을 강조했다. 그는 "피해국의 책무를 다한다는 의미에서라도 (사람들로 하여금) 소설로 가슴을 먹먹하게, 영화로 분노하게, 노래로 해원(解冤)의 기쁨을 느끼게 하도록 해 자꾸만 과거를 되살려야 한다"며 "(문화를 통해 계속해서) 아우성을 치면 일본도 그 땐 겁을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호사카 교수도 "정확한 사실을 꾸준히 기억해야 한다"며 "한국은 (일본이) 그냥 거짓말 했다가 아니라 사실(fact)은 이것이라는 것을 끊임없이 세계를 향해서 많이 발신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인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좀 더 특수화 되고 (관람객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좀 더 적극적인 한국의 역할을 주문했다. 한수산 작가는 대담이 끝난 뒤 역사를 기억하는 게 왜 중요한지를 묻는 방청객 질문에 "과거를 끌어와서 살아있게 만들지 않는 한 기억이란 화석처럼 굳어져서 잊히고 그 과정에서 기억은 힘을 잃게 된다"며 "언제까지 이렇게 반복해서 당하고 있어야 하나. (역사 문제에) 눈을 뜨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거기서부터 길이 열린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특별대담에는 한국에서 코리아넷 명예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8명이 방청객으로 초대를 받았다. 특별대담은 코리아넷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GatewayToKorea)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202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