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 Run, Ride Seoul] ① 한양도성 따라 걷는 산책
여름이 성큼 다가온 지금, 산은 초록으로 물들고 나무와 꽃은 싱그러움을 뽐낸다. 서울에서 산책, 달리기, 자전거타기를 할 수 있는 명소를 차례로 소개한다. 수도권에 살거나 서울을 방문 중이라면 탁 트인 곳으로 나가 초여름을 만끽해보자. 더 더워지기 전에. 서울 = 김혜린, 몰리나 엘리아스 기자 kimhyelin211@korea.kr서울에는 높은 빌딩에 올라가지 않고도 도심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도심을 감싸고 있는 ‘한양도성’이다. '한양'은 조선의 도읍지로 서울의 옛 이름이다. '도성'은 한 나라의 도읍을 둘러싼 성곽을 뜻한다. 조선의 수도 한양을 지켰던 이 곳은 대한민국 수도 서울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책로가 되었다. 한양도성은 태조 5년(1396) 조선왕조 도읍지인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도시를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성이다. 평균 높이 약 5~8m, 전체 길이 약 18.6km에 이르는 한양도성은 현존하는 전 세계 도성 중 가장 긴 세월 동안(1396~1910) 도성 기능을 수행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많은 부분이 훼손되고 소실됐지만 1968년부터 복원 작업이 시작돼 상당 부분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구간의 70%인 13.7km가 남아있거나 중건됐다.현재는 백악구간(창의문~혜화문), 낙산구간(혜화문~흥인지문), 흥인지문구간(흥인지문~장충체육관), 남산구간(장충체육관~백범광장), 숭례문구간(백범광장~돈의문 터), 인왕산구간(돈의문 터~창의문) 6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코리아넷은 5월의 어느 봄날, 가장 난이도가 높은 두 구간인 백악구간과 인왕산구간을 걸었다. 이승열 종로구청 한양도성 해설사가 동행했다. 돈의문 터에서 성벽 구조물을 따라 완만한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인왕산 입구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다리에 힘을 줘야 한다. 바위산인 인왕산에는 암벽 자체를 올라야 하는 곳도 있고 계단도 많아 등산에 더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가벼운 산책길을 생각하고 오른다면 힘에 부칠 수도 있다. 이 구간을 방문한다면 마실 물과 간식을 챙기고 편안한 신발과 복장을 고르자. 숨을 고르며 열심히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등뒤로 서울 도심의 전경이 펼쳐진다. ▲ 한양도성 백악구간에서 바라본 서울의 모습. 김혜린 기자 kimhyelin211@korea.kr도심에서 보는 서울이 빽빽한 빌딩숲이라면 높은 곳에서 바라 본 서울은 크지만 아기자기한 모습이다. 기념 사진을 찍으며 등에 흐르는 땀을 식히고 나니 백악구간으로 이동할 시간이다. 2007년 개방된 백악구간은 산 아래에 청와대를 비롯한 주요 정부 시설이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제한된다. 조심 조심 풍경을 담으며 정상으로 향했다. 푸른 하늘과 가지런한 성벽, 숲의 향기와 도시의 전경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산행이었다. 이승열 한양도성해설사는 “창의문에서 백악마루로 이어지는 구간은 가파른 경사를 따라 쌓은 성곽과 도시의 전경이 어우러져 한양도성 전체 구간 중 으뜸가는 풍경”이라고 말했다. 이 구간 순성길은 안전을 위해 모두 계단으로 조성해 놓았다. 인왕산 구간과 마찬가지로 등산을 하는 것 같았지만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 마다 펼쳐지는 풍경이 아름다워 피로를 잊을 수 있었다. 한양도성에서 가장 높은 구간인 백악마루에 도착하면 경복궁과 세종로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서울을 둘러싼 산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백악마루를 지나 하산 후 낙산 구간이 시작하는 혜화문에 도착하면 백악구간 탐방을 마치게 된다. 자세한 해설을 들으며 도성을 둘러보니 두 구간을 둘러보았는데도 해 질 시간이 되었다. 성곽의 역사를 엿보려면 해설사와 함께 걷는 걷을 추천하고, 정해진 시간에 여러 구간을 둘러보고 싶다면 해설 없이 걷는 것이 좋다. 해설 프로그램은 한국어로만 진행되고 사전예약을 하면 이용할 수 있다. 한양도성 걷기의 재미 중 하나는 스탬프 모으기다. 각 구간 시작점에서 지도에 스탬프를 모을 수 있고, 네 개를 전부 모으면 나중에 완주 기념 뱃지를 받을 수 있다. 해설, 스탬프 투어 정보와 더불어 각각의 구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로 운영되는 서울한양도성 홈페이지(https://seoulcitywall.seoul.go.kr/front/eng/index.do)에서 알아볼 수 있다.1. 인왕산구간 (돈의문 터 ~ 창의문)- 거리: 4km- 소요시간 : 약 2시간 30분- 교통편:ㆍ지하철: 서대문역(5호선) 4번 출구 → 도보 5분 → 돈의문터(강북삼성병원) / 시청역(1,2호선) 2번 출구 → 도보 12분 → 돈의문터(강북삼성병원)ㆍ버스: 101, 710, 470, 471, 704, 720, 601, N37 (간선) → 서대문역 사거리 하차 / 종로05 (마을 버스) → 강북삼성병원 하차 2. 백악구간 (창의문 ~ 혜화문)- 거리: 4.7km- 소요시간: 약 3시간- 교통편: 경복궁역(3호선) 3번 출구 → 7212, 1020, 7022 번 버스 (지선) → 자하문고개.윤동주시인의언덕 하차 → 도보 2분 → 창의문
2021.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