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도서관, 책의 가치 일깨워
도서관이 변신하고 있다. 1년 365일, 24시간, 원하는 책을 마음대로 뽑아 볼 수 있는 도서관에서 여행을 주제로 한 전문서적 도서관까지.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에서 19일 개관하는 '지혜의 숲'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진화하는 도서관의 정점에 서있다. 이들 신개념의 도서관들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지식의 요람인 책의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 준다.먼저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내에 개관하는 '지혜의 숲'에는 길이 3.1km의 서가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연면적 2600평(약 8만6천㎥)에 달하는 공간에는, 천장 높이까지 빽빽하게 들어찬 책들. 마치 책으로 숲을 이룬 듯하다. 형형색색의 서가에는 손때가 묻은 수십 년 된 책들뿐 아니라 반질반질한 신간들도 있다.'지혜의 숲'은 100만권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50만권이 확보됐다. 서가에는 이미 20만권의 책이 꽂혀있다. 이들은 김영사, 민음사, 문학동네 등 출판사와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등 개인 24명으로부터 기증받은 책들이다. 또 국립중앙박물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국학진흥원, 서울대 규장각 등 연구소와 박물관, 그리고 대형서점들도 책을 기증했다. 책들은 출판사별로 정리돼 있어 수십 년간 출간된 전집류를 비롯해 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증자의 이름이 표시된 개인 소장본 서가에서는 기증자의 취향과 삶의 이력을 짐작해보고 학자의 오래된 서재를 엿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국 도서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중국어, 일본어, 영어 서적들도 있다.▲ '지혜의 숲'에는 다양한 형태의 서가에 20만권 이상의 책이 출판사, 기증자별로 분류돼 있다. (사진: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이 곳이 다른 도서관과 다른 점은 "책을 읽는 사람이 있는 한 문을 닫지 않는" 24시간 도서관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또 도서관의 전통적인 분류방식에서 벗어나 방문자들이 도서목록을 보고 책을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정처없이 거닐다 보면 뜻밖의 발견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또 한가지 다른 점은 '권독사'(權讀士)를 도입한 것이다. 권독사는 독자의 관심과 기호에 따라 도서나 출판사, 학자들의 코너를 소개;추천하고 책이 꽂힌 위치까지 알려준다. 기존 도서관과는 달리 아무런 제약없이 책을 열람할 수 있지만 대출은 할 수 없다. '지혜의 숲'은 개관 이후에는 다양한 강좌와 전시, 공연, 학습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관계자는 "활자미디어의 위기 시대에 책의 생명을 연장하고, 독서를 촉진하는 운동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지혜의 숲 건립 의의를 밝혔다.'지혜의 숲'은 2;6호선 합정역 2번 출구 앞에서 2200번을 타면 30분만에 도착할 수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홈페이지(www.pajubookcity.org/english/)나 031-955-0050에 연락하면 얻을 수 있다.현대 트래블 라이브러리지난 5월 19일 문을 연 청담동 '현대 트래블 라이브러리'는 도심 한복판에서 여행의 설렘과 함께 여행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공간이기도 하면서 '미지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여행지다.이곳에는 1만4천7백61권의 여행 관련 서적이 진열돼 있다. 도서관의 서적 구성은 실내 디자인만큼이나 특이하다. 서가는 '테마'와 '지역'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분류돼있으며 테마는 예술과 건축, 모험, 여행사진 등 13개로 세분화되고 지역은 전세계 196국으로 나뉘어져 있다.▲ 기하학적으로 꾸며진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의 실내 (사진: 현대카드)서적수집에는 전문성을 갖춘 4명의 북큐레이터가 참여했다. 여행전문가, 에디터들인 이들은 1년간의 작업을 통해 방대한 컬렉션을 기획했다. 126년 역사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권,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여행지리 저널 '이마고 문디'(Imago Mundi) 전권, 전세계 현대미술관의 최신 동향을 담은 '뮤지엄북', 대문호의 언어를 통해 지역문화를 알 수 있는 '세계문학' 등을 만날 수 있다. 건축에 관심 있는 독자들을 위한 '아메리카 건축 1000', 'Paris Vertical', '가우디 Pop-ups' 등의 책들도 있다. 111개 언어사전과 주요 도시 90곳의 지도도 구비돼 있다.도서관의 실내공간도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독특한 분위기의 이 도서관은 일본 디자이너 가타야마 마사미치가 디자인했다. 그는 뉴욕 소호 '유니클로' 매장도 디자인했다. 아크릴과 목재로 만든 서가는 24시간 자연광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며 1층과 2층이 단절없이 연결돼 있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나선형 계단은 하얀 타일로 마감돼 있다. 천장이 다양한 각도와 높이로 짜인 책장처럼 디자인돼 마치 책장으로 둘러싸인 동굴과 같은 인상을 준다. 도서관 곳곳에는 독특한 장식물이 놓여져 있다. 골동품이 된 수동식 비행 안내판, 지구본, 아프리카에서 만들어진 동물모양의 의자 등 가구들도 전시돼있다.현대카드 관계자는 "소비와 변화의 중심지에서 일탈의 공간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는 여행을 제안하는 곳"이라며 "정보의 홍수로 검색은 쉽고 빨라졌지만, 영감을 얻을 기회는 오히려 줄고 있다. 사람들이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어떤 책이든 손에 잡히는 데로 읽으며 뜻밖의 발견과 영감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에서는 대출과 복사는 할 수 없지만 책 구매는 가능하다. 현대카드 회원과 동반 1인까지 월 8회 무료입장 할 수 있다. 이곳은 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에서 남쪽으로 300m 직진한 후 왼쪽 골목 선릉로 152길로 들어오면 우측에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홈페이지(http://library.hyundaicard.com/main.hdc)나 02-3485-5509로 연락하면 얻을 수 있다.▲ (위) 세계지도가 그려져 있는 여행서적 코너. (아래) 골동품이 된 수동식 비행 안내판 (사진: 현대카드)임재언 코리아넷 기자jun2@korea.kr 20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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