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여행: 템플스테이
여행은 내가 몰랐던 나를 만나는 과정이다. 한 번도 와 본 적 없는 낯선 곳에서 예기치 못했던 순간순간에 발견하는 나의 새로운 모습이 때로는 앞으로 내가 걸어가야 할 방향을 짚어 주기도 한다.아늑하고 호젓한 산사에서의 하룻밤. 시끌벅적한 도시를 떠나 절제된 의식주 속에서 보내는 24시간은 평소에 발견하지 못 한 나를 이끌어내 주기에 충분하다. 코레일에서 마련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그렇게 나 자신과의 대화창을 열어주는 여행이다.▲ 전라도 템플스테이로 떠나는 코레일 KTX 열차가 용산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 전한)오전 8시 30분 용산역을 출발하는 코레일의 KTX 열차는 4시간 쯤 지난 후 순천역에 도착, 코레일에서 연계;운영하는 관광버스가 여행객을 태우고 첫 번째 여행지 송광사로 향한다.템플스테이 여행에 앞서, 대한민국의 3대 주요 사찰을 알아두는 것은 기본이다. 불(佛), 법(法), 승(僧) 보물을 가졌다 하여 ;삼보; 사찰로 불려진다. ;불;은 부처님을 뜻하며, 이에 따라 ;불보;는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양산의 통도사를 말한다. ;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뜻하기에, ;법보;는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합천 해인사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승;은 부처의 가르침을 받들어 성장한 제자들을 가리킨다. 코레일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 송광사가 바로 ;승보;이며 이 곳에서 16명의 국사가 배출됐다. 12세기 선불교 부흥을 위한 ;정혜결사;를 제창한 지눌 (1158-1210)부터 무소유의 즐거움을 일깨워 준 법정 스님 (1932-2010)도 송광사에서 득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송광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승보사찰이다. (사진: 전한)송광사의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부터 양 옆으로 울창한 소나무가 우거져 기분 좋은 향을 뿜어준다. 길목에는 계곡 위에 반듯하게 지어진 일주문 청양각이 보인다. 지붕 안쪽으로 두 마리의 용이 있는데, 사찰 쪽 방향에 위치한 용은 용의주가 없고 반대 쪽 용은 용의주를 입에 물고 있다. 사찰을 들어설 때는 마음을 비우고 입장하되, 사찰을 나갈 때는 가르침을 받아 돌아가라는 의미다.사찰 내의 각 법당은 저마다의 역할과 기능이 있다.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가장 큰 법당이 대웅보전으로, 예불을 드리는 곳이다. 관음전은 자비를 상징하는 관음보살을 모신 전각으로 송광사의 관음전은 꽃과 새 장식이 가득 새겨져 다른 사찰의 관음전보다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조선 고종(1852-1919) 때, 나라의 안정과 임금의 안녕을 기원하고자 명성황후가 이 곳에서 기도를 드렸다고 전해지고 있다.송광사를 나와, 두 번째 여행지로 향한다. 하룻밤을 묵고 갈 전라남도 여수의 흥국사다.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 온 영취산의 끝자락, 영선암과 정수암 계곡의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흥국사는 국가의 기강과 승가가 바로서기를 기원하며 1195년 지눌이 창건했다. 흥할 ;흥;, 나라 ;국;의 명칭에서부터 간절한 소망이 느껴진다. 사찰 문을 열자 천연기념물 삽살개 2마리가 뛰어나와 손님을 맞이한다.▲ 흥국사를 지키는 두 마리의 삽살개 (사진: 전한)사찰에서의 하루 일정은 느린 듯, 그러나 빠르게 흘러간다. 새벽 4시 기상, 새벽예불로 하루를 시작해 6시 아침공양, 10시 사시불공, 12시 점심공양, 18시 저녁공양, 19시 저녁 예불로 마무리 된다. 그 외의 시간은 산책, 참선, 스님과의 대화 등으로 채워진다. 한국 고요한 산 속에서 둑탁둑탁 울려 퍼지는 목탁 소리, 스님의 나지막한 기도문 읽는 소리에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법당을 출입할 때는 부처님 정면의 가운데 문으로 출입하지 않는 것이 사찰을 방문하기 전에 알아야 할 예절이다. 양 옆에 있는 문으로 출입해야 하며, 신발은 나올 때 신기 편리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챙겨둔다. 또한 사찰은 신성한 수행 공간이므로 항상 조용히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기본이며 뒤꿈치가 소리나지 않도록 조심히 걸어 다녀야 한다. 다른 불자가 기도하거나 참선, 경을 읽고 있을 때에는 가능한 그 뒤로 다니도록 한다. 술 취한 상태에서는 도량 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되며, 술, 고기 등의 음식 및 흡연이 금지되어 있다.▲ 흥국사 템플스테이 일정이 이루어지는 숙소 (사진: 전한)저녁 공양이 끝난 후에는 스님과 차담의 시간이 있다. 흥국사에서 만난 영인스님은 ;절에서 만큼은 지식보다 지혜를 배우고 갔으면 좋겠다;라면서 밤늦도록 방문객 한 사람 한 사람의 걱정과 고민을 들어준다.▲ 흥국사 뒤쪽의 영취산에 오르면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편백나무 숲을 볼 수 있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일정에 ;편백나무 속 명상시간;이 포함될 예정이다. (사진: 전한)이튿날, 사찰을 빠져나온 차량은 경상남도 하동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이 때, 전라남도의 대표 명물인 이순신대교를 꼭 넘어보길 권한다. 이순신 장군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대교로, 탄신년인 1545년을 기념하기 위해 첫 주탑부터 다음 주탑까지의 다리 길이가 1,545m로 설계됐다.▲ 전라남도의 대표 명물 이순신대교 (사진: 전한)국내에서는 최장 길이이며, 세계에서는 일본 아카시대교 (1,991m), 중국의 시호우먼교 (1,650m), 덴마크 그레이트벨트교 (1,624m)에 이어 네 번째다. 이순신대교는 케이블에 의해 지지되는 형식의 ;현수교;로, 설계에서부터 장비, 시공, 유지 보수까지 모두 국내의 기술로 만들어졌다. 모든 분야를 자국 기술로 소화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덴마크 등 5개국에 불과한 상태다. 앞으로 이순신 대교 꼭대기에 전망대를 설치돼 관람객들에게 멋진 풍광과 야경을 선사할 예정이다. 여행객들은 경남 하동의 최참판댁으로 이동했다. 작가 박경리가 25년에 걸쳐 완성한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1897년 추석을 기점으로 1945년 광복까지의 시간을 이어가는 작품이다. 주인공 서희와 길상의 어린 시절 배경이 되는 대지주 최참판댁의 전통 가옥이 섬진강이 감싸고 있는 하동 평사리의 너른 들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높은 곳에 있다. 소설을 원작으로 2002년 드라마가 제작되었는데, 촬영을 위해 지어진 이후 관광지로 바뀌었다. ▲ 전통 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참판댁 명예참판 경암 정상욱 씨 (사진: 전한)최참판댁에서 문화 해설을 돕고 있는 명예참판 경암 정상욱 씨는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의 물줄기, 넓은 평야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은 보기 드물 것;이라며, 이와 함께 ;남녀내외문화의 소산인 솟을대문과 안채, 사랑채, 뒷채 등 방의 구조를 통해 한국의 전통 문화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천연게르마늄 성분의 온천수로 이름난 지리산온천랜드 (사진: 전한)불교 체험과 전통 문화 학습을 마친 여행객들은 마지막 목적지인 전남 구례의 지리산온천랜드로 향한다. 천연게르마늄 온천수를 사용한 노천온천에 몸을 푹 담그고 기암괴석 사이로 쏟아지는 거대한 폭포수를 보며, 피로를 풀고 여행 일정을 마무리 한다.*지리산테마파크: 061 780 7800~2홈페이지: http://www.spaland.co.kr*코레일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자세한 정보는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확인. (http://www.korail.com)이승아 코리아넷 기자slee27@korea.kr 2014.07.03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