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염원으로 멈춰진 시간을 달린다,’ 경원선 DMZ 열차
										
											휴전선을 기준으로 남북 2km지역에 설정된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 한반도 분단으로 인해 인적이 닿지 않은 이 곳은 역설적으로 생태계 환경이 훌륭히 보전돼 있다.그동안 접근이 제한됐던 이 지역을 관광할 수 있는 '경의선 DMZ트레인'이 올 봄 개통된 후 코레일은 8월 '경원선 DMZ트레인'을 선보인다.임진강과 도라산 등 경기도 지역 DMZ를 둘러보는 경의선 DMZ트레인과 달리 경원선 DMZ트레인은 한탄강과 철원군에 이르는 강원도지역 DMZ를 살펴볼 수 있다. 경원선은 서울-원산을 잇는 길이 222.7km의 철도로 철원의 농산물과 원산의 해산물 등을 수송하고자 1914년 개통됐다. 6.25로 인해 현재 용산-백마고지역사이의 94.4km만 운행된다.▲ 경원선DMZ열차는 8월부터 매일 1회 서울~백마고지역 구간을 운행한다. (사진: 전한)서울역에서 출발한 경원선 DMZ열차는 두 시간 조금 넘게 달려 백마고지역에 도착한다. 백마고지역은 대한민국 최북단역으로 6.25 전쟁 시 가장 전투가 치열했던 철원군의 작은 고지의 이름을 딴 것이다.백마고지역에서 연계버스에 오르면 두루미를 비롯, 온갖 새들이 평화롭게 노니는 철원 평야가 펼쳐진다. 철원은 35,000 ㏊에 달하는 평야의 곡창지대로 한때 중앙은행 지점이 4곳, 경찰서도 6곳이나 있던 번창한 대도시였다. 그러나 6.25를 겪은 후 도시는 폐허로 변했다. 도시 전체의 1/3은 군사분계선에 포함됐고 남북분단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국 근;현대사의 흔적을 곳곳에 간직하고 있다.▲ 금강산철도교량을 걷고 있는 관광객들. (사진: 전한)▲ 금강산철도교량 위에서 바라본 한탄강 주변의 모습. (사진: 전한)버스는 검문소에서 신원 확인을 거쳐 금강산철도교량에 도착한다. 이 다리는 1926년에 건립됐다. 다리 위에 오르면 한탄강의 전경이 펼쳐진다. 붉게 부식된 다리에는 측면에 ;끊어진 철길! 금강산 90km;라고 적혀있다. 철원과 내금강을 잇는 총 연장 116.6㎞의 금강산 전기철도는 일제강점기에 지하자원 수탈에 이용되기도 했다. 6.25 전쟁 때는 북한에 의해 군수물자 수송에 이용되다 휴전선이 들어서며 사용이 중지됐다.금강산철도교량을 지나 버스는 다시 검문을 거쳐 군부대 내로 들어간다. 높이 경사진 길을 올라가면 방문객들을 맞는 것은 OP(observation post: 후방관측소). 이곳에서는 전략적 요충지인 철원군 대마리의 한 고지를 둘러싼 백마고지 전투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다. 6.25전쟁 당시 이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아군, 적군 포함 약 2만 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주인은 총 24번 바뀌었다. 격전을 겪은 후 변한 모습이 마치 백마가 누워있는 모습 같다 하여 백마고지로 불리게 됐다.▲ 아래에서 바라본 관측소. (사진: 전한)▲ 관측소에서 바라본 남쪽 전경. (사진: 전한)버스는 경원선의 간이역이었던 월정리역으로 향한다. 이 역은 열차가 원산으로 향하기 전 잠시 쉬어가던 곳이다. 현재 여기에는 전쟁 당시 유엔군의 폭격을 맞은 인민군 열차 잔해를 볼 수 있다. 창문이 하늘을 향한 채로 휘어지고 차체와 골격은 녹슬고 부식됐다.▲ 월정리역의 모습. (사진: 전한)▲ 월정리역에 있는 열차 잔해. (사진: 전한)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노동당사 건물이다. 이 곳은 1946년에 철원 조선노동당이 지은 러시아식 건물이다. 지상 3층의 콘크리트 벽돌건물은 현재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건물 표면에는 전쟁 당시 포탄의 흔적이 그대로 보인다. 실제로 건물 주변 방공호에서는 인골과 고문에 사용된 도구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곳은 이후 2013년 정전 60주년을 기념하는 '철원DMZ음악회-콘서트 포 피스(Concert for Peace)' 등 평화기원행사가 열리며 남북간 평화를 염원하는 장소가 됐다.▲ 1946년 철원 조선노동당이 지은 노동당사 건물. (사진: 전한)이 밖에도 철원에는 비무장지대의 철새 등 다양한 생태계를 살펴 볼 수 있는 철원 두루미관, 매년 10월 전승기념 행사가 열리는 백마고지 전적비, 구 철원의 번창한 모습을 유추해볼 수 있는 금융조합지, 농산물검사소, 얼음창고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철원은 특히 두루미, 쇠기러기, 독수리, 고니 등 온갖 희귀새들이 몰려들어 매년 장관을 이뤄 철새 탐조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1월 1일마다 매년 ;새바라기 축제;를 여는 등 생태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철원 평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두루미. (사진: 전한)▲ 경원선 DMZ트레인 승무원이 승객에게 바디 페인팅 서비스를 해주는 모습. (사진: 전한)경원선 DMZ 열차는 8월부터 매일 하루 1회 운행한다. 오전 9시 27분 서울역을 출발, 11시 44분경 백마고지역에 도착한다. 백마고지역에서 연계버스를 이용하면 철원 안보관광 또는 시티투어를 할 수 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는 백마고지역에서 오후 4시6분경 출발, 6시35분에 서울역에 다시 돌아온다. 가격은 성인기준 서울-백마고지역 구간이 12,400원, 왕복운임은 23,000원이다. 자세한 정보는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www.letskorail.com/ebizprd/EbizPrdTrainDMZIntro_info.do (영어,중국어,일본어)윤소정 코리아넷 기자arete@korea.kr▲ 경원선 DMZ트레인 승무원과 관광객들 (사진: 전한) 
										2014.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