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활동이 선물한 땅 ‘제주도’
2014년 8월 태풍 ;나크리;는 제주도에 1천mm가 넘는 강우량을 기록했다.기록적인 폭우에도 불구하고 제주 지역에서 폭우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제주도만의 특이한 지질구조가 큰 피해를 막았다고 입을 모았다. 화산섬 제주도는 토양층에 화산암, 화산재, 모래, 자갈 등이 고르게 분포되어 빗물이 땅속으로 잘 스며든다.▲ 현무암이 바닥에 깔린 성산일출봉 입구.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무암은 이 섬이 화산활동으로 생성되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하르방과 올레(집으로 가는 골목길이란 뜻의 제주도 사투리)를 따라 늘어선 돌담은 대부분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현무암으로 만들어졌다. 생활에 스며든 현무암 외에도 제주도에서는 과거 활발했던 화산활동의 결과물이 곳곳에 남아있다. 지층단면, 오름(소형화산체), 굼부리(분화구), 용암동굴 등이다.화산활동의 흔적이 지층으로 나타난 대표적인 곳 가운데 하나가 수월봉 화산쇄설층이다. 제주 남쪽 고산포구의 수월봉 화산쇄설층은 바다에 인접한 지층의 단면이 넓게 펼쳐져 있다. 단면은 퇴적지층과 화산활동으로 쌓인 지층을 명확히 구분해 보여준다. 자세히 살펴보면 수중화산의 분출로 하늘 높이 날아간 암편이 여러 겹의 지층을 뚫고 들어가 박혀있는 것이 눈에 띤다. 당시 화산활동이 얼마나 격렬하게 일어났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 제주시 고산포구의 수월봉 화산쇄설층. 수성화산분출에 의해 하늘 높이 날아간 암편들이 여러겹의 지층을 뚫고 있다.제주도 토양에 나타난 화산활동의 흔적은 산책길에서도 발견된다.제주도를 대표하는 관광상품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은 올레길을 걸으면 검은색부터 빨간색 등 다양한 색의 토양을 만나게 된다. 현무암으로 상징되는 검은색 토양은 용암이 급격하게 식으며 생성됐고 스코리아(Scoria)로 불리는 붉은색 토양은 화산이 폭발하며 나온 가스와 함께 쌓인 결과물이다. 올레길 옆으로 보이는 해변도 백사장부터 검은 모래 해변까지 화산활동이 선사한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올레길을 걷다보면 다양한 색깔의 토양과 그 위에 뿌리를 내린 식물들을 살펴 볼 수 있다. ▲ 제주도 중문관광단지 해안에 있는 주상절리대. 육각형 기둥이 겹겹이 층을 이루고 있다. 현무암질 용암류가 급격히 식으며 발생하는 수축작용으로 만들어졌다.화산활동이 남긴 대표적인 비경 가운데 하나이자 특징은 제주도 남부 중문 해변에도 남아있다. 바로 육각형의 돌기둥이 병풍처럼 둘러진 주상절리(柱狀節理, Columnar Jointing)다. 주상절리는 주로 섭씨 1000도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화구에서 흘러 나온 뒤, 바닷물을 만나 급격히 식으며 발생하는 수축작용으로 형성된다. 제주도 주상절리는 각각의 기둥 높이가 30~40m에 이르며 전체 폭이 약 1k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맑은 날 바라본 한라산의 모습. 한라산은 해발 1,950m로 제주도 중앙에 위치한 휴화산이다.▲ 제주도 동북쪽에 있는 성산일출봉. 해저화산의 수중폭발로 생겨난 오름이다.한라산, 성산일출봉, 그리고 용암동굴계도 빼놓을 수 없는 제주도 화산활동의 선물이다.한라산은 제주도 순상화산의 중심 봉우리이다. 해발 1950m의 휴화산인 한라산은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일어난 제4기 화산활동의 대표적인 산물이기도 하다. 제주도 동북쪽의 성산일출봉은 해저화산이 수중폭발로 형성된 오름으로 섯치형 화산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잘 보여준다. 용암동굴계는 30만년~10만년 전 제주도의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현무암질 용암류가 해안으로 흐르며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만장굴을 포함한 9개의 동굴이 발견됐다. 만장굴은 총 길이 7,416m, 최대 폭 23m, 최대 높이 30m에 달하며 그 규모가 가장 크다. 이 굴은 제주도의 대표적인 용암동굴로 동굴 형태와 보존상태가 매우 좋으며 바닥과 벽면에는 용암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용암유선구조가 잘 드러나 있다.이 외에도 제주도에는 개개의 분화구를 갖춘 소형화산인 오름이 총 368개가 있다. 제주도의 오름 가운데 가장 크고 깊은 산굼부리는 높이 120m, 깊이 2km가 넘고 지름은 600m에 달하며 세계유일의 평지분화구이다.▲ 만장굴은 총 길이 7,416m, 최대 폭 23m, 최대 높이 30m에 달하며 제주도의 용암동굴을 대표한다. 사진은 만장굴 탐방로 내부 모습.▲ 만장굴 내부에서는 용암의 흐름을 보여주는 용암유선을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제주도의 화산지형적 특징과 보존가치를 인정한 유네스코는 2010년 제주도의 한라산, 만장굴, 성산일출봉, 수월대 화산쇄설층 등 9곳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했다. 4년 뒤인 2014년 9월 제주도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GGN)로부터 지질공원 재인증을 받았으며 우도, 비양도 등 3곳이 추가됐다.글 윤소정 코리아넷 기자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arete@korea.kr 201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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