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한반도는 ‘표범의 땅’
한반도 대형 맹수라고 하면 흔히 호랑이를 떠올리지만, 사실 호랑이 보다 더 많은 수의 동물이 한반도에 서식했다. 바로 표범이다.조선시대 왕실이 표범가죽을 신하들에게 하사하는 물품으로 사용할 정도로 표범은 그 개체 수가 많은 동물이었다.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한국표범은 과거 한국과 러시아, 중국 동북부에 분포했던 표범 종의 아래 단위인 ;아종(subspecies);으로 현재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50여 마리만 남아있다.▲ 몸의 빛깔이 짙고, 검은색의 고리무늬가 크며, 길고 풍성한 털, 몸길이 100-140cm, 꼬리길이 80-90cm 등 한국표범의 특징을 보여주는 인포그래픽.한반도의 최상위 포식동물이자 대형 맹수이지만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표범을 조명한 특별한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10일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Forgotten name, Korean Leopards); 전시회를 열었다. 이 전시회에서 공개된 기록을 살펴보면 100년전 한반도는 ;표범의 땅;이었다.조선총독부 통계에 따르면 1919년부터 23년 동안 포획된 표범의 수는 624마리로 97마리가 잡힌 호랑이 수의 6배가 넘는다.1970년 3월 4일 경상남도 함안 여항산에서는 다 큰 수컷 표범이 포획돼 한 일간신문에 게재되기도 했다. 호랑이가 마지막으로 포획된 1921년보다 훨씬 가까운 과거이다.또한 1945년 해방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 남한지역에서 표범이 잡힌 기록만 해도 18건에 이른다. 해방 이후에도 오랫동안 한반도 곳곳에서 한국표범이 생존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교육동 로비에서 진행 중인 전시회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내년 3월 3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한국표범 기록과 함께, 해방 이후 한국표범 포획 기록을 담은 다양한 신문보도, 사진 자료 등이 공개되고 있다. 또한 러시아 연해주의 서식 현황과 보전 노력 등 러시아 연해주에서 촬영된 한국표범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영상도 상영됐다.▲ 전시회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에 온 관람객들이 대형 스크린 안에서 3D그래픽으로 구현한 한국표범을 가상으로 만나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이와 함께 한국표범과 호랑이와 관련한 일제강점기 초기의 희귀서적인 ;정호기(征虎記);의 원본도 공개했다. 정호기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사업가인 야마모토 다다사부로(山本唯三郞)가 펴낸 책으로, 1917년 겨울 한 달 동안 호랑이 사냥을 위해 조직한 사냥팀을 ;정호군;이라 칭하고 그들의 활동사항을 기록한 책이다. ▲ 일제강점기 쓰여진 한국표범과 호랑이 관련 서적 ;정호기(征虎記); .▲ 전시회 ;잊혀진 이름, 한국표범; 공식 포스터.김상배 국립생물자원관 관장은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표범의 위상과 가치를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재조명함으로써 관람객들이 한반도의 자연생태계를 이해하고 생물자원 보전의 필요성을 공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글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사진 국립생물자원관jiae5853@korea.kr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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