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아이디어 축제
세상에 존재하는 위대한 발명품은 대개 좀 더 편리한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천재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가스등을 대체할 만한 안전하고 값싼 전등을 찾다가 백열전구를 개발했고, 제임스 해디슨은 신선한 음식을 오래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던 끝에 냉장고를 만들어냈다. 결국 불편함과 결핍이 창조를 이끄는 원동력인 셈이다.최근 제37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참가한 중고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느낀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한 발명품을 내놓았는데, 상당히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해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학생들의 창의력을 개발하고 탐구심을 키우기 위해 열고 있는 행사다. 지난 1949년부터 역사를 이어온 전국과학전람회와 더불어, 전국의 과학적 재능이 넘치는 학생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대표 과학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제37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각각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신동규(왼쪽) 군과 박규열 군.올해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300여 명의 학생 가운데, 세종 두루고 신동규(1년) 학생은 수돗물의 방향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장치를 개발해 대통령상을 받았고, 충북과학고 박규열(2년) 학생은 가볍고 편리한 ;이중반사식 현미경;을 발명해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두 학생을 만나 탐구과정에 대해 물어봤다.▲ 대통령 상을 수상한 신동규 군이 자신이 개발한 수돗물 방향조절 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세종 두루고 신동규 군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의 방향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장치다.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어린 조카를 안아 올려 세면대에서 힘들게 씻기는 사촌 누나를 보면서 너무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수돗물의 방향을 자유자재로 움직여 높이를 달리하면 훨씬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경진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머리 속에만 있던 생각을 구현해봤다.뭐가 제일 어려웠나? 여러 차례 실패를 겪었다. 물의 방향을 마음대로 조절하기 위해 물이 흐르는 호스를 종이컵에도 넣어보고 플라스틱 컵에도 넣어봤다. 그러나 호스가 유연하게 움직이질 않아 모두 실패했다. 보기에는 그저 간단한 장치인 듯 보이지만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여러 차례에 걸쳐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끝에 아크릴 재질의 원통을 달았고, 위, 아래, 좌, 우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응용 작품들도 만들었는데? 이번 발명품에서 좀 더 나아가 같은 원리를 응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봤다. 실험실에서 쓰이는 삼각플라스크 등 도구는 입구가 좁아 세척하기가 쉽지 않다. 호스를 줄자처럼 쭉 뽑아 실험도구를 세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호스가 수도꼭지에 꼭 맞지 않아 다소 헐겁다는 느낌이 든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때 발을 넣으면 발의 크기에 딱 맞게 조절하는 조임 장치가 있다. 그것처럼 조임 장치를 만들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앞으로의 꿈은? 수학과 과학을 공부할 때 가장 신이 난다.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원이 되고 싶다.▲ 충북과학고 박규열 군은 가볍고 저렴하고 편리한 현미경을 개발해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충북과학고 박규열 군 고등학생이 현미경을 분석;개발했다는 것이 놀랍다. 어떻게 만들게 됐나? 학교 실험실에서 현미경을 쓸 때마다 아쉬웠던 점이 한 대를 가지고 여러 명이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접안렌즈에 눈을 대고 확인하자마자 바로 옆의 친구에게 넘겨줘야 했다. 크고 무겁고 불편한 현미경의 단점을 보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저배율 렌즈로 고배율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던 중 렌즈로 한 번 확대된 상을 동일한 렌즈로 한 번 더 확대하도록 설계했다. 여기에 사용된 것이 빔스플리터(beam splitter)라는 유리 소재다. 받는 빛의 절반 이상을 반사하는 특성이 있어 상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었다. 대물렌즈로 들어간 빛이 거울을 통해 반사되면서 확대됐고, 대물렌즈를 거치며 한 차례 더 확대된 이후, 빔스플리터를 통해 접안렌즈로 옮겨가며 다시 한 번 확대되는 구조였다. 결국 높이 18cm, 무게 약 250g의 휴대용 현미경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단 시간에 떠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는 아닌 것 같다. 초등학교 때부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기록해 놓는 수첩이 있다. 경진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수첩 속 현미경을 떠올리게 됐다. 사실 수첩 속에는 현미경 외에도 재미있는 아이템이 많지만 아직은 비공개다. (웃음)작품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 솔직히 무척 어렵고 힘들었다. 작품 구상은 10월에 했지만 만드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2월부터 시작해 7월 정도까지 6개월 간은 꾸준히 매달려야 했다.앞으로의 꿈은? 대학에서 신소재공학을 공부하고 싶다. 에너지 생산 및 촉매 분야에서 일하며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 대통령상을 받은 신동규 군의 물 흐름을 조절하는 장치.▲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박규열 군의 가볍고 저렴한 현미경.▲ 스스로 노래하는 키보드.▲ 아기가 놀다 졸리면 바로 잠잘 수 있는 유연한 유모차.▲ 철사로 만드는 가지각색의 장식품.▲ 이번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약 300여 점이 현재 국립중앙과학관에 전시되고 있다.올해 발명품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총 301점은 현재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관에 전시 중이다. 오는 12일 시상식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전시될 예정이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중앙과학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http://www.science.go.kr/english/index.html 이승아 코리아넷 기자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slee27@korea.kr 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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