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애용식 ‘어묵’
한국인들에게 학창시절 가장 친숙한 도시락 반찬은 어묵이다. 한국사람이라면 자신의 반찬이 아닌 친구 반찬으로라도 한 번 이상 어묵을 맛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성인이 돼서는 추운 겨울날 길가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을 눈으로 확인하며 먹는 어묵꼬치와 그 국물은 추운 겨울이 오히려 기다려 질 정도다.어묵은 명태, 돔, 갈치, 조기 등 흰살 생선의 살만 발라낸 후 소금 넣어 잘게 갈아 만든 제품을 통칭한다. 한국인들에게 어묵은 반찬을 비롯해 탕, 꼬치, 튀김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국민음식;으로 사랑 받고 있다.어묵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시대 궁중잔치를 기록한 ;진연의궤;나 조선 제19대 숙종 때 실학자 홍만선이 엮은 가정생활서인;산림경제; 등의 서적에는 생선 살을 얇게 저미고 뼈를 발라낸 뒤 고기나 야채, 버섯, 녹말 들을 섞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부산어묵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부산 부평 깡통시장에는 땡초어묵부터 치즈어묵, 문어어묵 등 종류만도 7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어묵들을 맛볼 수 있다.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풍족한 어족자원으로 넘쳐나는 부산은 일찌감치 어묵시장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부산 곳곳에 삼진어묵, 대원어묵 등 어묵공장과 어묵가게가 들어서면서 ;부산어묵;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어묵제품에 ;부산어묵;명칭이 붙으면 최고급품이란 인식이 있을 정도로 어묵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그 명성은 부산시 부평동에 위치한 깡통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묵골목;이라고 불릴 정도로 입구부터 어묵가게가 늘어선 이곳에는 사각, 삼각, 원형모양의 버섯, 당근, 치즈 등 첨가물로 색을 낸 각양각색의 어묵들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은 이곳에서 곪은 배를 채우고, ;원조; 부산어묵을 맛보기 위해 멀리서부터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다.▲ 다양한 모양의 어묵들과 곤약, 야채 등을 넣고 국물을 우려 낸 어묵탕은 인기 있는 어묵 레시피 중 하나다.1970년대 말부터는 생선 뼈와 껍질을 발라내는 채육기와 연육에서 물기를 빼는 탈수기, 먹기 좋게 모양을 다지는 형성기 등 기계설비들이 개발되면서 어묵제조업도 크게 성장했다.시장에 유통되는 어묵 종류만도 수백 가지. 찰기가 생긴 고기풀을 고온의 기름에 튀겨내 꼬치용이나 반찬 등으로 먹는 튀김어묵, 증기를 이용해 익힌 찐 어묵, 기름과 증기가 아닌 고기풀에 직접 열을 가해 구운 어묵 등 조리방법도 다양하다.어묵의 ;퓨전화;도 일고 있다. 어묵 속에 갖가지 야채 등 재료를 넣어 튀겨 만든 어묵 고로케부터 오징어먹물, 날치알, 치즈, 잡채, 두부, 카레 등을 넣은 신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어묵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값싼 길거리 음식이라는 편견을 벗어나 장인들을 통해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어묵은 이제 건강한 식사 대용식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손지애 코리아넷 기자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 삼진어묵, 연합뉴스jiae5853@korea.kr ▲ 추위를 녹이는 따뜻한 어묵국물과 어묵꼬치는 추운 겨울철 인기 있는 길거리 음식이다. 2016.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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