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TV 오락 프로그램으로 두터워진다
▲ SBS 오락 프로그램 '런닝맨'(위)과 한국 프로그램 포맷을 기반으로 한국과 중국 제작진이 공동 제작한 중국 저장위성TV의 '달려라 형제(奔跑吧, 兄弟!)'(아래).최근 중국에서는 오락 프로그램 '달려라 형제(奔跑吧, 兄弟!)'가 인기다. 몸을 던져 게임을 하느라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스타들의 망가진 모습에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것.2014년 방송을 시작으로 막 세 번째 시즌 방영을 마친 '달려라 형제'는 한국 TV 오락프로그램 '런닝맨'의 중국판이다. '런닝맨' 포맷을 기반으로 한-중 제작진이 함께 제작한 '달려라 형제'는 지난해 방송한 시즌2에서 시청률 5%대를 돌파하는 등 대단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이처럼 한국 오락 프로그램이 중국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최근 한국 오락 프로그램의 인기는 과거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 한국에서 제작된 드라마를 방영만 하던 것과는 달리, 오락 프로그램의 경우 한국 프로그램의 포맷을 구입하여 중국판을 제작하거나, 더욱 적극적으로 한국 제작진과의 공동제작을 추진하고 있는 것.지난 2012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포맷을 사들여 제작, 방영한 '나는 가수다(我是歌手)'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중국 방송사의 한국 프로그램 포맷 사들이기는 줄을 이었다. '나는 가수다' 이후 지금까지 한국 프로그램 포맷을 기반으로 방영된 프로그램은 '아빠 어디가(爸爸去哪兒)', '달려라 형제(奔跑吧, 兄弟!, 런닝맨), '우리 결혼했어요' (我們相愛), '진짜 사나이' (真正男子漢) 등 한국의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에서부터, '비정상회담'(世界青年说), '꽃보다 할배' (花样爷爷) 등 케이블 TV에서 반향을 일으켰던 프로그램까지 적지 않다.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최근에는 한국 제작진이 직접 기획단계부터 참여, 중국 프로그램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한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나는 가수다'를 포함해 한국에서 많은 인기 프로그램을 제작한 김영희 PD는 최근 중국에서 '폭풍효자'(원제: 선풍효자, 旋风孝子)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기획∙제작해 선을 보였다.▲ 김영희 PD가 선보인 '폭풍효자'의 한 장면. 부모 자식간의 관계를 돌이켜본다는 내용의 이 프로그램에서는 여행길에 오른 배우 진교은(오른쪽)과 어머니가 침묵에 어색해하는 모습이 방영됐다.지난 23일 후난위성TV에서 첫 전파를 탄 '폭풍효자'는 황샤오밍, 천차오언, 정솽 등 인기 스타 6명이 5박6일간 실제 부모와 함께 고향집으로 돌아가 시간을 보내며 가족간의 애정을 확인한다는 내용. 제작진은 자식의 효도나 부모 자식간의 사랑은 한국이나 중국 모두 공감하는 가치라는 점에 착안했다고 기획의 배경을 밝혔다. 가족애라는 보편적 가치에 주목한 것이다.'달려라 형제'의 한국측 제작자였던 김용재 PD는 중국과의 공동제작에 대해 한-중간 오랜 역사적 교류를 통한 동질감으로 문화적 접근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두 나라의 문화적∙정서적 공감대가 오락 프로그램을 함께 제작하는 데에도 기반이 되는 것이다.한국 오락 프로그램의 성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모르고, 한-중 제작진들 협력이 항상 성공할지도 속단하기 이르다. 그러나 양국 시청자의 차이에 앞서 보편적 정서에 주목하는 제작자들의 움직임은 지켜볼만하다.장여정 코리아넷 기자사진 SBS, 저장위성TV, 후난위성TVicchang@korea.k
2016.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