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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6.08.08

하나의 법으로 변화를 맞은 한국사회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한국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음식점들은 접대용 식사비 3만원 이하에 맞추기 위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기업들은 접대 행위를 구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는 등 법에 맞춰 관행을 바꾸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30일자 경향신문 1면.

▲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한국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음식점들은 접대용 식사비 3만원 이하에 맞추기 위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기업들은 접대 행위를 구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는 등 법에 맞춰 관행을 바꾸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30일자 경향신문 1면.

새로운 법으로 인해 한국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의 시행을 앞두고 그동안 관행으로 여겨졌던 청탁과 접대 문화가 불법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는 온정주의, 가족주의가 강한 게 특징이다. 혈연, 학연, 지연을 바탕으로 선물을 주고 음식을 나누며 부탁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그런 습관들이 열차의 좌석을 마련해달라는 부탁에서부터 일자리, 승진부탁으로 진화하면서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낳아왔다.

김영란법은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을 포함한 공직자가 직무 관련성과 상관없이 1백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또한 공무원, 사립학교, 언론사의 장과 임직원 등은 부정한 청탁을 받고 직무를 수행하거나 금품을 받은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 사교·의례적 목적이라도 식사는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 이하로 접대 비용 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지난 2012년 제안한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으며 2015년 3월 3일에 국회를 통과했다.

한국일보는 지난 3일부터 게재되고 있는 '김영란법 성공의 조건들'이란 제목의 기획시리즈를 통해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 시행이 불합리한 관행들을 상당 부분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 한국일보는 지난 3일부터 게재되고 있는 '김영란법 성공의 조건들'이란 제목의 기획시리즈를 통해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 시행이 불합리한 관행들을 상당 부분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3월 대한변호사협회, 한국기자협회, 사립유치원장·사립학교장 등은 평등권 및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특히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언론인·사립학교 교원 포함' 여부였다. 지난 7월28일 헌법재판소는 7(합헌)대2(위헌)로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교육과 언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 분야의 부패는 파급효과가 커서 공직자에 맞먹는 청렴성 등이 요구된다"며 "국회가 민간 부문의 부패 방지를 위해 첫 단계로 교육과 언론을 선택한 것은 자의적 차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합헌 결정문에서 "청렴도를 높이고 부패를 줄이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부패의 원인이 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관행을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학의 자유나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도 있으나, 이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이 김영란법이 추구하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은

▲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은 "우리 사회의 만연한 부패의 고리를 끓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에 발맞춘 결론으로 풀이된다"고 밝힌 7월 29일자 동아일보 2면.

9월28일부터 시행을 앞두고 국민 생활 전반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다. 당장 2차, 3차로 이어지는 음주나 골프, 식사접대가 어려워졌다. 상사, 선배, 친척에게 고가의 명절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없게 된다. 농민, 어민, 상인들의 불만도 크다. 5만원짜리 고기, 과일, 어류 선물세트는 사실상 제작이 어려워 피해까지 우려하고 있다. 3만원 이하로 식사를 맞추는게 버거워 폐업하는 음식점들도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부패를 없애는 구조 개혁으로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론이 우세하다. 수직관계에서 일어나는 한국식 접대는 2차, 3차로 이어지면서 변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김영란법의 시행에 맞춰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영란법 시행이 한국사회가 좀 더 투명한 사회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고, 불합리한 관행들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민간 소비가 줄어드는 등 경제 충격이 있겠지만 부패로 인한 거래비용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선물을 쉽게 주고받고 부탁을 자연스럽게 하는 한국의 전통은 이 법의 시행으로 상당한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이하나 코리아넷 기자
hlee10@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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