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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6.01.19

오로라를 못 만난 한국인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한국인들에 대해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것들 중의 하나는 한국의 등산 문화이다. 일주일 동안 격무에 시달려서 몸에 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이 온 가족과 함께 등산을 하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한국 민족의 이 습관은 자연을 존중하는 의식인 것 같다.

러시아의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완전히 다르다. 물론 경치 좋은 곳을 보러 숲에나 공원에 산책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러시아 사람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아 차리지 못하고 살고 있다.

류드밀라 미해에스쿠

▲ 류드밀라 미해에스쿠

그래서 어떤 한국인이 러시아에 와 얼마 동안 머물며 러시아 친구들도 사귄다면 아마도 친구들과 여가시간을 보내는 습관도 다를 것 같다.

나는 모스크바에 살고 있으면서 자연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을 몇 명 알고 있다. 그들 중에는 여행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특히 대단한 열의를 가지고 있는 "복"선생님이 있다. 복 선생님은 모스크바에 살았던 1년 동안 러시아 도시를25개나 여행했다. 이것은 국내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러시아 사람이 평생 동안 다른 러시아 도시를 방문하는 것보다 약 5 배 더 많은 횟수다.

복 선생님은 러시아의 중앙 지역에 있는 수많은 좋은 경치를 보셨지만, 선생님이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러시아의 북부였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한국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오로라»라고 불리는 극광현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큰 도시 중에서 특히 무르만스크라는 도시는 극광현상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복 선생님은 비행기 표를 사서 무르만스크로 날아갔다. 러시아 말을 좀 할 수 있어서 대리점에서 차를 빌려 대리점 주인의 말 대로 방향을 선택해서 오로라를 만나러 출발했다. 하루 종일 무르만스크 전체 지역을 차로 여행했다. 하지만 오로라는 나오지 않았다.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극광을 보기 위해서 러시아 거의 절반의 영토를 가로질러 온 선생님은 오로라 빛을 한줄기도 볼 수 없었다.

예매한 표로 모스크바에 돌아올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이 모스크바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무르만스크 차 대리점 주인에게서 문자가 왔다. 선생님이 출발한 이후 지난10 년 동안 가장 아름답고 신비한 오로라가 하늘에 나타났다는 문자였다. 선생님이 기다렸던 오로라는 너무 오래 화장을 한 여자처럼 남자와의 데이트 시간에 늦은 듯 했다. 아마도 그렇게 멀리에서 온 남자에게 제일 예쁘게 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오로라를 보고 싶어 사람들이 자주 오지 않는다.

제대로 되지 않았던 러시아의 북부 여행이 복 선생님의 마지막 여행이었다. 선생님은 러시아 체류 기간이 끝나서 1주 안에 귀국했다. 선생님의 출발한 후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밤 모스크바 사람들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놀랐다. 모스크바 하늘에 오로라가 나타났다. 그것은 모스크바 지역에는 전혀 불가능한 자연 현상은 아니지만 너무나 드문 일이었다. 그때 모스크바 하늘에 빛나는 오로라를 바라보면서 나는 "혹시 선생님을 만나러 찾아 왔니?"라고 생각했다.

복 선생님은 지금 한국에서 살고 있고 한국인답게 자주 등산하다. 오로라는 무르만스크 하늘로 돌아갔다. 이 둘이 언젠가 만날 수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다만 동화 같은 이야기의 동화다운 끝을 기원한다.

이 글을 쓴 류드밀라 미해에스쿠씨는 러시아 언론사의 포토에디터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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