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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4.11.03

자신의 논에서 록콘서트 연 농부가수

가을이 완연한 지난 1일, 서울 인근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가락골의 고즈넉한 들녘에서 조그만 음악회가 열렸다.

‘노래하는 농부’ 김백근 씨가 마련한 ‘논두렁 음악회’였다. 그는 2시간 동안 깊어가는 가을 정취와 함께 인생과 삶을 노래했다.

‘농부 가수’ 김백근 씨가 1일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가락골의 자신의 논에서 열린 ‘논두렁 음악회’에서 열창하고 있다.

‘농부 가수’ 김백근 씨가 1일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가락골의 자신의 논에서 열린 ‘논두렁 음악회’에서 열창하고 있다.

▲ ‘농부 가수’ 김백근 씨가 1일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가락골의 자신의 논에서 열린 ‘논두렁 음악회’에서 열창하고 있다.

김백근 씨가 자신이 나고 자란 삶의 터전인 논에서 음악회를 연 것은 작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바이올린 연주로 시작된 논두렁 음악회에서 김씨는 농부로서 살아가는 아픔과 보람, 그리고 삶에 대한 자작곡들을 하나씩 풀어놨다. 중간 중간 베이스기타와 클래식 기타, 그리고 해금과 가야금 협주는 분위기를 더했다.

한때 서울에서 밴드 ‘이방인(Foreigner)’으로 활동했던 김 씨는 27년 전 이곳 고향으로 내려와 어머니, 부인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6대째 벼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직접 개발한 기능성 붉은 쌀 ‘김백근 백작수수쌀’을 생산하고 있다.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도 김 씨는 음악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자신의 생활터전인 논두렁에서 가진 음악회는 일과 예술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임을 보여줬다.

 자신의 생활터전인 논두렁에서 가진 음악회는 일과 예술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임을 보여줬다.

 자신의 생활터전인 논두렁에서 가진 음악회는 일과 예술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임을 보여줬다.

▲ 자신의 생활터전인 논두렁에서 가진 음악회는 일과 예술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임을 보여줬다.

폐가에 달걀판으로 방음벽을 만들어 자신만의 작업실을 꾸몄다. 작업실에서 음악을 독학해서 탄생한 것이 두 장의 앨범이다. 그는 2009년 1집 ‘땅으로부터의 메시지’과 함께 2013년에는 2집 ‘빛(Ray)'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을 본인이 직접 작사, 작곡했다. 이 앨범을 통해 농부 가수 김 씨는 우리의 땅, 쌀, 농사에 대한 소중함을 노래했고, 그의 삶을 노래했다.

“농부가 되기 전엔 쌀의 소중함을 몰랐는데, 내가 먹지 못하면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밥을 먹을 때 항상 감사함을 느끼며 살고 있다. 이 감사한 마음을 노래에 담아 이야기하고 싶었다.”

* 농부가수 김백근 인터뷰

가족들의 반대도 심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포기할 수 없었다던 농부가수 김백근 씨.

▲ 가족들의 반대도 심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포기할 수 없었다던 농부가수 김백근 씨.

- 낮에는 농사, 밤에는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농부가수로 알려져 있는데, 언제부터 음악을 시작하게 됐나?

처음 음악을 알게 된 것은 중학교 때부터다. 그리고 20살 때 서울에서 ‘이방인(Foreigners)'이라는 밴드에서 3년간 활동했다. 멤버들 간의 의견차이로 해체되는 바람에 고향인 이곳에 와서 농사일을 하게 됐다. 이렇게 2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농사일을 하면서 시간 날 때마다 작곡을 독학했고 그러면서 나만의 곡을 하나씩 쓰기 시작했다.

- 27여 년 간 농사일을 하면서 꿈인 노래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은 무엇인가?

열정이다.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지금까지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해왔다. 20, 30대 되면서 내 음악의 깊이를 점점 깊어졌고, 누가 나를 알아주든 못 알아주든 음악을 통해 나를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옳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 주위의 반대도 적잖았을텐데, 두 가지 모두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엄청났다. 기타를 깨부술 정도로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그냥 버텼다. 끝까지 하고 싶은 열정이 있었고, 그 열정은 내 삶과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 아주 유명한 가수는 아니지만 음악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 자체가 나에겐 큰 행복이었다. 이제 시작이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것을 음악으로 보여주고 싶다.

- 두 장의 음반을 냈습니다. 직접 작곡도 하시는데, 어떤 메시지들이 담겨있나?

농부들의 순수한 마음을 담았다. 어떤 것을 바라지 않고 그냥 농부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자연에서 먹거리를 만들어가며 살아가는 그 순수한 마음을 담았다. ‘쌀’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또한 아버지와의 갈등, 가정사, 삶의 전쟁, 돈에 미친 사람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 등도 담았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아무리 강해도 함께 살아야만 한다는 ‘공생’의 메시지도 전했다.

- 논밭에서 음악회를 연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이 음악회를 열게 된 계기와 의미는?

공연을 통해 모인 모든 수익금은 기부된다. 이곳 농부들에게서 쌀을 사서 자선 단체에 나눠준다. 이렇게 남을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연 것도 있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순수하게 논밭을 한번 밟아보고, 곡식의 향도 한번 맡아보고, 편안하게 하늘도 한번 바라보고, 삶을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고자 마련했다. 이곳에서 새로운 추억을 쌓고, 지난 추억들을 되돌아보길 바란다.

27년간 농사를 지어온 김백근 씨는 앞으로도 무, 배추를 하나씩 팔아 모은 돈으로 계속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 27년간 농사를 지어온 김백근 씨는 앞으로도 무, 배추를 하나씩 팔아 모은 돈으로 계속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 논두렁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평화는 어떤 모습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마음의 평온인 것 같다. 내 마음의 평온이 없으면 불행하고 행복한 세상을 이룰 수 없다. 마음에서 시작되는 평온이 곧 평화가 된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을 때 온 세상이 평화롭지 않을까 생각한다.

- 앞으로 꼭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음악적으로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무, 배추 등을 하나씩 팔아 모은 돈으로 앨범을 냈다. 열심히 또 모아서 계속 내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

- 당신에게 음악이란? 그리고 농사란?

음악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가장 소중하고 신성하고, 그리고 신선한 메시지를 전한다. 음악을 통해 기쁨을, 때론 슬픔을 느낄 수 있고, 자각을 할 수 있다. 음악이 없으면 이 세상은 무의미한 것 같다. 하나 하나의 소리가 어우러져 세상이 돌아간다.

농사는 인간에게 가장 원천적이고 기본적이고 가장 아껴야 할 최첨단의 산업이다. 누구나가 먹지 않으면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농사라고 생각한다.

글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
사진 전한 코리아넷 기자
jiae5853@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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