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4.11.03
헐리우드를 유혹하는 구두 디자이너 김효진
패리스 힐튼, 린제이 로한, 타이라 뱅크스, 미란다 커 등 헐리우드 유명 인사들을 매혹시킨 구두가 있다. 한국에서도 소녀시대, 김태희, 신민아 등 수 많은 스타, 패션 애호가들에게서 사랑 받고 있다.
갈색, 검정 같은 무난한 색이 아닌 채도 높은 초록, 보라, 분홍, 금색 등 풍부한 색감과 10cm 가량의 높은 굽, 화려란 레이스와 귀여운 리본으로 섹시하면서도 귀여움을 갖춘 디자인을 선보이는 지니킴 헐리우드(Jinny Kim Hollywood)가 바로 그 주인공. 디자이너 김효진씨가 자신의 영어이름을 따서 만든 브랜드이다.
▲ 지니킴슈즈의 창업자 김효진씨. 그녀에게 구두는 인생 그 자체이다.
▲ 지니킴슈즈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컬러는 미란다 커, 패리스 힐튼 등 헐리우드 유명인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왼쪽부터) 사진은 미란다 커와 기념촬영을 가진 김효진씨, 지니킴슈즈를 신고 포즈를 취하는 패리스 힐튼, 타이라 뱅크스.
올해로 36세인 김효진씨는 지니킴슈즈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이다. 화려해 보이는 그녀도 불과 몇 년 전까지 20대 청년실업자였다. 김씨는 의상학과를 졸업했지만 디자인에 재능이 없다고 여기고 다른 직접을 전전하기도 했다. 그녀는 우연히 지인이 디자인한 구두를 보고 자신 안에 자리잡은 구두에 대한 열정을 발견, 그 길로 구두 만드는 법을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김효진씨는 구두공부를 하러 야심 차게 뉴욕의 패션학교 FIT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로 유학을 강행했다. 하지만 졸업 후 취업이 뜻대로 되질 않았다. 이력서를 100부 이상 썼지만 취업에 실패한 그녀는 성수동 구두골목 막내 디자이너로 들어갔다. 김씨는 자신의 자서전 ‘지니킴 스토리’(2013)에서 “월급 80만원을 받고 청소, 커피 심부름 등 허드렛일도 마다하며 구두 만드는 법을 배웠지만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몰랐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하지만 동료의 구두가 100족 이상 팔릴 때 자신의 신발은 겨우 5족이 팔리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자 김씨는 디자이너의 재능이 없다고 좌절했다. 2006년 그녀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부모님께 400만원을 빌려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구두를 만들어 판매를 시작했다. 1930~1950년대 헐리우드 여배우 스타일을 담아낸 ‘로맨틱 할리우드 스타일’이 그녀가 추구한 브랜드 컨셉트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첫 달 매출 6,000만원. 김씨는 패리스 힐튼 같은 헐리우드 유명 인사들이 자신의 신발을 신고 파파라치에 찍힌 사진을 잡지에서 발견하고 전율을 느꼈다. '너무 독특하다,' '어렵다'며 그 동안 팔리지 않았던 그녀의 구두는 그 독특함으로 국내외 스타들을 사로잡고 있다.
▲초록색 레이스 장식이 화려한 구두, 지니킴 슈즈의 인기 제품 중 하나이다.
구두 디자인을 하기 전에 많은 직업을 거치셨다. 구두디자인을 천직으로 삼은 계기가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가?
학교를 졸업하고 잡지사 보조부터 시작해서 패션 홍보 담당, 패션회사의 MD등의 경험을 했다. 내가 선택했고 평소에도 관심 있는 분야의 직업이었지만 평생 즐기고 사랑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싶다는 열망이 항상 가슴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운명처럼 구두 디자인을 배우고 있던 친한 친구를 통해 구두 디자인을 배우게 되었고, 배우는 시간이 늘 가슴 뛰고 행복했다. 심지어는 공장에서 구두 제작 과정을 배우기 위해 청소하고 커피 심부름을 할 때에도 제가 구두와 관련된 일을 한다는 게 즐겁고 행복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구두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되었고, 제가 디자인한 구두를 신고 다니는 고객들을 길거리에서 만날 때면 여전히 보람을 느끼고 가슴이 벅차 오르곤 한다.
지니킴의 구두가 패리스 힐튼, 린제이 로한 등 헐리우드 유명 인사를 사로잡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모든 여자들에게 사랑 받는 구두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브랜드 런칭 초기부터 하고 있었다. 미국에 있으면서 헐리우드 여배우들이 자주 가는 부티크, 레스토랑 등을 다니며 그녀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그녀들이 무얼 좋아하는지 연구하고 만들었던 구두들이 그녀들이 자주 가는 샵에서 판매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헐리우드 스타들이 제가 디자인한 구두를 사서 신고 다니면서 촬영 때나 파파라치 컷에 등장하게 되었다. 여배우들이 원하는 스타일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디자인해서 내놓았던 구두들이, 바이어의 말을 인용하자면, 단지 트렌드를 따라가는 미국 브랜드보다 신선하고 독특한 디자인이 많았고, 이 것이 바로 헐리우드 스타를 사로잡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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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시절 김효진씨가 직접 만든 첫 구두.
잊을 수 없는 본인의 구두 디자인이나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아무래도 가장 처음 제 손으로 직접 만들었던 구두가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바닥 밑창을 두꺼운 가죽으로 재단하고 다듬고 만드는 것부터 구두 상단의 바느질까지 전 과정을 제 손으로 직접 만들었던 구두라 기억에 남는다. 핑크 뱀피에 골드 스트랩을 썼던 디자인이었는데 첫 작품이다 보니 마감이 어설펐지만 설렘과 열정으로 만들었던 기억과 첫 구두를 만들고 너무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구두가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면 무엇인가?
좋은 구두란 좋은 가죽으로 만든 라인이 예쁜 구두라고 생각난다. 아주 베이직한 디자인이더라도 예쁜 실루엣을 가진 구두는 그 사람을 돋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만일 단 3켤레의 구두만 가지고 여행을 가야 한다면 무엇을 고르겠나? 그리고 그 이유는 뭔가?
예쁘게 잘 빠진 라인의 블랙 펌프스, 골드 이브닝 슈즈, 좋은 가죽으로 만든 편안한 플랫. 이렇게 세 가지를 가져갈 것 같다. 이유는 특별한 건 없다, 캐주얼 웨어, 포멀 웨어 어디에도 소화 가능한 만능 블랙 펌프스는 다양한 디자인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필수 아이템이다. 골드 이브닝 슈즈 같은 경우 언제 어떻게 저녁 파티에 초대받을지 모르지 않나? 파티에 입을 드레스는 준비했는데 신발이 미스매치라면 그것보다 안타까운 일이 없다. 그래서 이브닝 슈즈는 꼭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늘 굽 높은 구두만 신고 다닐 수는 없으니 당연히 편안한 플랫슈즈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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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씨는 블랙 펌프스, 골드 이브닝 슈즈, 좋은 가죽으로 만든 편안한 플랫슈즈를 필수 아이템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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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씨가 2013년 출판한 자서전 ‘지니킴 스토리’. 성공하기까지 겪어온 과정과 인생의 좌우명 등이 소개되어 있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 언제였는지, 극복한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
미국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수많은 곳에 입사 지원을 했지만 인터뷰를 볼 때마다 떨어졌던 시기가 있었다. 일을 해보고 경험하며 배우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조차 오지 않았을 때,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내가 다른 사람에 비해 부족한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이 나를 힘들게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 일을 더 사랑하고 감사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그 시간이 제 인생에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한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Jinny Kim Story’라는 평범했던 한 소녀가 구두 디자이너가 된 제 이야기를 닮은 책을 지난해 출간했다. 디자이너 성공담 이라기 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 고군분투하고 지금의 지니킴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기 까지 겪어 왔던 일들을 젊은 학생들, 앞으로 진로를 다시 고민하는 사람들, 열정적으로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영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쓴 책인데, 실제로 블로그나 편지로 많은 독자들이 도전에 대한 용기를 얻었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다는 반응을 들었다. 그런 피드백을 받았을 때 가장 행복했다.
디자인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1930~1950년대 보그(Vogue), 바자(Bazzar) 등 패션 잡지, 빈티지 슈즈들, 오드리 헵번, 그레이스 켈리, 마를린 몬로 등이 주연한 올드 헐리우드 무비, 마네, 르누와르, 로스코 등 화가의 그림에서 색감의 영감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요즘 트랜드를 이끌어 가는 젊은 헐리우드 스타들의 패션과 믹스하는 것도 즐거운 영감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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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시절 1950년대 스타일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구두 디자인.
본인이 추구하는 디자인은 무엇이라고 설명해줄 수 있나?
특별한 순간에 나를 빛내 줄 수 있는 특별한 디자인의 구두. 구두 하나만으로 모든 사람들의 시선과 부러움을 줄 수 있는 근사한 디자인의 구두.
구두 디자이너를 희망하는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구두를 맘껏 만들 수 있고, 많은 여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꿈의 직업(dream job)’이 구두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기만 하는 구두 디자이너 라이프 뒤에는 공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소재를 사러 시장에 돌아다녀야 하는 드러나지 않는 힘든 과정이 많이 있다. 구두 디자이너를 희망한다면 구두를 정말 사랑하는지 구두와 관련된 일이라면 어떤 일도 즐겁게 할 수 있을지 먼저 깊게 생각해보고, 만약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면 되도록 구두 판매부터 공장에서 일하는 과정까지 많은 것을 경험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세상에 구두 만드는 사람들은 많지만 구두를 봤을 때 이건 누구의 디자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기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구두를 디자인 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진정한 ‘디자이너’가 되길 기원한다.
윤소정 코리아넷 기자
사진: 지니킴 헐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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