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4.10.17

'러시아어로 된 한국정보 여기서 얻으세요'

서울 중구 광희동은 동대문 시장과 대형 쇼핑몰이 인접해있다. 이 곳의 또 다른 볼거리는 러시아거리이다. 러시아어로 쓰인 각종 간판과 러시아 먹거리가 진열된 쇼윈도를 보며 길을 걷다 보면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적힌‘동대문외국인정보센터’간판이 눈에 띤다.

이 센터는 국내의 러시아어권 체류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외국인지원센터로 두 달 전 문을 열었다.

센터를 세운 김준태 대표는 공무원 출신이다. 공직생활 중 다녀온 러시아 유학이 계기가 되어 러시아권 출신의 국내 체류자와 고려인들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귀국 후 외국인고충•민원 업무를 담당했다. 김 대표는 “국내의 러시아어권 체류자들은 대부분 한국말과 글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센터 설립을 계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러시아어권 외국인 위한 지원정보센터 설립한 김준태 대표.

▲ 국내 최초로 러시아어권 외국인 위한 지원정보센터 설립한 김준태 대표.

카자흐스탄 출신의 한올가씨는 상담 및 센터 운영일을 한다.

▲ 카자흐스탄 출신의 한올가씨는 상담 및 센터 운영일을 한다.

 10월 발간되는 잡지 ‘Rusia in Korea’ 창간호 표지.

▲ 10월 발간되는 잡지 ‘Rusia in Korea’ 창간호 표지.

센터 이용자들은 대부분 러시아를 비롯, 러시아어권 국가인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출신이다. 고려인들도 많다. 이들은 인터넷이나 페이스북 등 SNS채널에서, 혹은 주변인들으로부터 센터를 소개받고 방문하며 비자문제 및 외국인정책 관련 각종 상담을 하거나 한국어강의를 듣는다.

센터에서는 한국어 강의가 진행된다. 평일에 듣기 힘든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평일반과 주말반으로 주2회 기준 월8회 진행된다. 김 대표는 “단 한 명이라도 오면 강의해야 한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주말에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이진 씨는 러시아어가 유창한 한국인으로 모스크바 등 극동지역을 10년 이상 거주한 경험이 있다. 이씨는 “상담을 통해 센터 방문자들의 답답함을 풀어줄 때, 이들이 말을 못해서 못 찾는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결해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수줍게 웃었다.

카자흐스탄 출신의 고려인 한올가(Han Olga)씨도“센터에서 일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고 다 좋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김준태 대표는 “이달에 잡지‘러시아 인 코리아(Russia in Korea)’ 창간호가 발행된다”며 “러시아어권 국내 체류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 잡지에는 러시아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각종 정부기관, 의료기관, 비자 및 취업 관련 외국인정책 관련 정보 등 국내 체류자들에게 필수적인 한국 생활 관련 정보가 담겨 있다. 모든 내용은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적혀있다. 한국 내 러시아어권 대사관, 정부기관, 러시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내 한국 정부기관 등에 무료 배포된다. 창간호는 총 1천부가 발간될 예정이다.

김준태 대표는 “국내에는 러시아어권 체류자를 위한 한국 안내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들에게 필수적인 외국인정책이나 비자, 취업 등 관련 제도, 정책 정보를 알리고자 인터넷 카페와 페이스북을 비롯 온라인상으로도 소통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에는 외국인정책 개정안이나 중요한 법, 제도를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안내한다. 한국어 강의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아래의 카페 주소를 방문하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http://cafe.naver.com/russiainkorea

지원센터 사무실 전경.

▲ 지원센터 사무실 전경.

 지원센터에는 러시아어로 쓰인 한국 관련 각종 소개자료가 비치되어 있다.

▲ 지원센터에는 러시아어로 쓰인 한국 관련 각종 소개자료가 비치되어 있다.

코리아넷은 김준태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지원센터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공직생활을 할 때 3년 동안 러시아에서 유학하며 고려인들에 대해 알게 되고 그들의 어려움에 관심 갖게 됐다. 한국인 핏줄을 지닌 고려인들은 현재 러시아를 비롯한 5개국(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에 많이 흩어져 산다.

귀국 후에는 국민권익위원회와 출입국관리소 등에서 외국인 고충, 민원 상담 일을 하며 한국에 사는 중국인들과 러시아어권 사람들의 어려운 사정에 귀 기울이게 됐다. 그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 싶었다.

특별히 러시아어권 체류자를 대상으로 한 지원센터를 계획한 이유라도?
많은 고려인들이 한국에 오길 희망하지만 한국말을 배울 기회가 없어 한국에 와서도 힘들게 산다.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말과 글을 배울 기회가 없어 국내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법과 제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가 많아 주말에도 일하다 보니 말을 배울 기회를 갖기도 어렵다. 또한 러시아어권 체류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관련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라 센터 설립을 생각하게 됐다.

국내 체류하는 러시아인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이들은 주로 어떤 동기로 한국에 머물고 있는가?
약 6만5천명 가량이 국내에 체류하고 있다. 이들 중 15% 가량은 불법체류자라고 보면 된다.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 즉 돈을 벌기 위해서 왔고 단순노동일에 많이 종사한다.

러시아인 체류자들이 한국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센터 이용자들은 한국사회에 주로 무엇을 요구하는가?
대부분 비자와 취업 관련 법과 외국인정책 등 제도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한다. 비자 문제가 개선되서 취업과 경제활동이 더 편해지기를 바란다. 말과 글을 모르니 법과 제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실수하거나 곤경에 처하는 경우도 많다. 이직과 구직 절차 등 취업과 관련된 제약이 많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뿌듯함을 느끼는 점이 있다면?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인 부분이다. 현재 센터에서 한국어교육을 하는 교사와 센터 직원에 대한 급여 외에도 건물세 등 고정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센터를 세우기 전에 투입된 비용은 순수 자기부담이라 어려움이 있었다. 센터를 열기 위해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광희동 주민센터에서 주말마다 한국어강의 무료봉사를 해왔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일에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 법적인 부분과 비자 문제가 대부분인데 예를 들어 결혼이민자 상담은 비자법과 법률 지식이 둘 다 필요하다. 가정불화나 부부간의 문제, 언어문제 등이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도와주고 문제를 해결하면 큰 보람을 느낀다. 아울러 센터에서 한국어강의를 듣고 원하는 점수를 받아 비자취득이나 결혼 등 원하는 바를 이루는 모습을 볼 때도 뿌듯하다.

무엇이 요즘 가장 필요한가?
센터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고정비용이 해결되길 바란다. 어느 기관에서도 지원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센터로 시작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한국어강의 수강료, 잡지 광고, 법률 상담 해결비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앞으로 센터가 더 자리잡으면 개선될 것이다.

러시아어권 국내 체류자에게 주로 어떤 서비스를 지원해주는가?
이 센터에서는 크게 법률상담 및 해결서비스, 한국어강의를 제공한다. 법률상담은 비자문제 상담이나 가정문제가 주를 이루며 국내에서 무료로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상담은 무료이며 해결에는 비용이 든다. 한국어강의의 경우 주2회씩 월 8회 기준으로 운영된다. 수강료는 난이도에 따라 나뉘며 6만원에서 12만원 사이이다.

센터를 방문하면 러시아어로 적힌 각종 한국안내 자료도 보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러시아어 윈도우를 사용한 인터넷 검색, 고국으로 팩스 전송도 가능하다.

한국인들에게,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먼저 언어문제다. 정부의 외국인 정책이 러시아어로 안내가 부족한 상황인데 언어서비스면에서 보완되길 바란다.

외국인 정책 관련해서 비자와 취업 관련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제약이 과도한 부분이 있다. 물론 정부입장에서 꼭 필요한 제한도 있다. 그러나 나머지 가능한 부분은 완화해주길 바란다.

또한 현재 한국에서 운영되는 외국인 대상 한국어교육의 경우 주로 결혼이민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대부분이 평일에 진행되다 보니 근로자들은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교육 대상을 확대 적용하고 강의도 늘려 근로자들이 교육의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글·사진 윤소정 코리아넷 기자
arete@korea.kr

· 코리아넷 뉴스의 저작권 정책은 코리아넷(02-2125-3501)으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