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4.06.02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장릉과 강릉단오제
강원도에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 있다. 영월의 '장릉'과 강릉의 '강릉단오제'가 바로 그것.
지난 31일, 6월1일 이틀에 걸쳐 주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왜 이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는지, 그리고 두 곳의 문화적 가치와 그곳에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천년을 이어온 힐링 축제’에 참석한 주한 외국인들이 31일 강원도 영월 장릉에서 조선왕릉답사서 ‘왕에게 가다’의 이병유 저자로부터 조선시대 왕릉과 단종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전한 기자)
'천년을 이어온 힐링 축제'란 주제로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주최한 이번 프로그램에는 미국, 베트남, 필리핀, 브라질, 중국, 에티오피아, 러시아, 인도네시아, 캐나다, 우즈베키스탄 등 15개국 출신의 주한 외국인 48명이 참가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3시간 30여 분쯤 걸려 도착한 곳은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월도 영월. 이곳에는 조선왕조 제6대 왕인 단종(재위1452-1455)의 무덤인 '장릉'이 있다.
참가자들은 해설사와 영어통역사의 도움으로 그곳에 담긴 역사적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강원도 영월 장릉에서 조선시대 왕릉과 단종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외국인 참가자들. (사진: 전한 기자)
12세의 어린 나이에 제6대 왕에 즉위한 단종은 1455년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긴 뒤, 그 다음해 영월의 청령포로 유배됐다. 청령포에는 단종이 그곳에 2개월 남짓 기거했음을 말해 주는 단묘유지비(端廟遺址碑)가 있다. 또한 그가 한양(현재 서울)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기던 곳으로 알려진 노산대, 그리고 한양에 남겨진 그의 왕비 정순왕후(定順王后, 1440-1521)를 생각하며 쌓은 돌탑도 볼 수 있다.

▲ 외국인 참가자들이 31일 강원도 영월 청령포에서 단종의 생애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 전한 기자)
1457년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가 발각된 신하들이 죽임을 당했고 단종은 사사(賜死)되었는데 그때 나이가 17세였다. 단종의 시신은 동강에 버려졌다. 시신에 손대지 말라는 정부의 명령을 어기고 영월의 호장(戶長)인 엄흥도가 몰래 시신을 수습해 산자락에 안치했다. 오랫동안 묘의 위치조차 알 수 없다가 1541년 영월 군수가 박충원이 찾아내 묘역을 정비하고 1580년 상석, 표석, 장명 등을 세웠다.
묘가 조성된 언덕 아래쪽에는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 268인의 위패를 모신 배식단사(配食壇祠)와 엄흥도과 박충원의 충절을 알리기 위해 세워진 비석이 있다.

▲ 외국인 참가자들이 31일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단종의 능인 ‘장릉’을 둘러본 뒤, 능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 전한 기자)
국립국제교육원의 정부초청외국인장학생(KGSP)으로 한국을 방문한 에티오피아 출신의 쿠아스트로스 메코넨 벨레이네헤 (Kuastros Mekonnen Belaynehe) 씨는 "에티오피아와 한국의 역사에는 비슷한 점(similarities)가 있다"며 "에티오피아 역사에도 단종처럼 어린 나이에 왕이 되어 왕위를 찬탈 당하고 일찍이 죽음을 당한 이야기가 있다. 이곳 능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것을 알고 정말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2시간 여 버스를 타고 달려 도착한 곳은 강릉이었다. 이곳에는 2005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가 한창이었다.
참가자들이 도착했을 때에는 단오제의 주신으로 신라 말의 선승(禪僧) 범일국사(810~889), 즉 '대관령국사성황신'을 모시는 '영신행차'와 화합과 치유를 기원하는 '신통대길놀이'가 축제의 막을 울리고 있었다. 참가들 외에도 꾕과리, 장구, 징 등 신명 나는 전통가락에 흥겨워하는 수많은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단오'는 삼국시대 때 민속명절로 시작하여 조선시대 5월의 대표적 명절로 자리잡았다. 천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강릉단오제'는 음력 4월 5일 신주(神酒, 신령에게 올리는 술)빚기로 시작하여 15일에는 국사성황신을 모셔 그의 아내인 정씨처녀, 즉 국사여성황을 모신 성황당에 봉안(奉安]) 하는 의식이 거행된다.
이후 5월 3일부터 8일까지는 제례, 단오굿, 관노가면극 등 다양한 단오제 행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 외국인 참가자들이 1일 강원도 강릉시의 강릉단오문화관을 찾아 단오제에서 사용되는 탈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 전한 기자)
참가자들은 단오제 기간 매일 아침 10시에 열리는 강릉의 안녕, 풍농, 풍어, 그리고 번영을 기원하기 위해 매일 아침 10시에 열리는 제례인 ‘조전제’와 무속 신들을 차례로 모시는 의례인 ‘단오굿’을 관람했다.
한국에서 영어교사를 하고 있는 미국 출신의 사라 스트릭커(Sarah Stricker) 씨는 “여기 오기 전까지는 이 축제가 이렇게 큰 행사인지 전혀 몰랐다”며 “미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아주 흥미로운 ‘문화적 충격’”이라고 놀라워했다.
이어 “해설사의 도움으로 왜 이렇게 대규모로 축제가 열리는지, 그리고 이 축제 속에 담겨있는 역사와 의의를 자세히 이해하게 된 지금, 이 축제를 한번 제대로 다 즐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 외국인 참가자들이 1일 강원도 강릉시의 강릉단오관문화관에서 강릉단오제보존회의 심오섭 사무국장의 강릉단오제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 전한 기자)
강릉단오제보존회의 심오섭 사무국장은 “강릉단오제는 한 해 1백20만 여명이 찾는 대규모 행사”라며 “문화라는 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 축제의 배경과 역사를 어느 정도 이해한 외국인들도 이곳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의식들과 체험행사들을 제대로 즐기고 간다”고 말했다.

▲ 외국인 참가자들이 1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단오제를 찾아 조전제를 지켜본 뒤, 제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전한 기자)
한편, 해외문화홍보원은 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유,무형 한국 문화유산’ 탐방행사를 잇따라 열고 있다. 장릉과 강릉단오제를 시작으로, 수원 화성과 의궤, 판소리와 고인돌, 태껸, 창덕궁, 안동 하회마을, 경주 불국사, 석굴암, 김장문화 등 연간 8회에 걸쳐 탐방행사를 진행한다.
더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www.heritageinkorea.kr/main.do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
jiae5853@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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