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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3.10.25

엘 시스테마로 하나된 베네수엘라와 한국

음악을 통해 희망을 찾은 한국과 베네수엘라의 청소년들이 20일 서울에 모여 합동공연을 열었다.

덕수궁 특설무대에서 한국의 ‘꿈의 오케스트라’와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를 대표하는 200여명의 청소년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테렌지오의 ‘아이레스 데 베네수엘라’, 양방언의 ‘프론티어’ 등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했다.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Youth Orchestra of Caracas)는 절망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해 희망을 심어주자는 ‘엘 시스테마’(El Sistema) 운동의 뿌리다.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의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e Antonio Abreu, 74) 박사가 1975년 수도 카라카스의 지하 주차장에서 청소년 11명으로 시작한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가 멋진 공연을 펼치고 있다
덕수궁에서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는 꿈의 오케스트라와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덕수궁에서 합동공연을 펼치고 있는 꿈의 오케스트라와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합동공연에서 선보인 한국의 전통타악기 공연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합동공연에서 선보인 한국의 전통타악기 공연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엘 시스테마 프로그램은 이미 한국에서도 받아들여졌다. 결손 청소년에 대한 치유, 공동체의식 등은 국경을 넘어 인류가 공유해야할 가치이기 때문이다. 엘 시스테마의 한국판인 꿈의 오케스트라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2010년 출범했으며 이번에 참가한 80명의 단원들은 전국각지에서 선발돼 7월부터 4개월간 공연을 준비해왔다. 현재 전국 30개 기관에서 1,6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예술단체와 예술가가 주축이 된 꿈의 오케스트라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저소득·한부모 가정 등 클래식 음악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악기 연습은 물론 1년에 한 차례 공연기회를 갖는다. 오케스트라 단원의 70%는 소외 계층 아동으로 채워진다.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베네수엘라 시몬볼리바르 음악재단(Simón Bolívar Music Foundation)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였고 꿈의 오케스트라는 엘 시스테마 코리아(El Sistema Korea)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방한한 아브레우 박사는 아직 자신의 꿈은 진행 중이라며 엘 시스테마 운동을 시작한 첫해가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악기와 장비, 교사, 연습실 등 음악교육에 필요한 모든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음악가이자 경제학자로 베네수엘라 문화부장관을 지낸 아브레우 박사는 “음악인들도 우리가 유토피아를 꿈꾼다며, 해 보았자 헛수고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시작한지 3개월 만에 100여명이 모였고 카라카스 외무부 청사에서 오케스트라 창단 연주회를 가졌다. 이후 베네수엘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현재 30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음악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아브레우 박사는 “엘 시스테마 운동의 최종 목표는 음악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시민을 키워내는 것”이라며 “가난으로 자존감을 잃었던 아이들이 정체성을 회복하고 이것이 곧 훌륭한 시민정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공로로 2010년 서울평화상을 받은 아브레우 박사는 엘 시스테마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시스템”이라며 “언젠가 100만 명의 엘 시스테마 청소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노래하고 연주하는 날을 꿈꾼다”고 밝혔다.

아브레우 박사는 다음 번에는 한국 오케스트라가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합동연주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임재언 코리아넷 기자 jun2@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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