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13.08.26

청소년과 소통하는 피아니스트 김대진

점점 메말라가는 현대사회에서 자기성찰의 기회를 갖는 것은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자극적인 문화에 길들여진 청소년들이 클래식음악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김교수는 흔히 클래식이 어렵다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청소년들을 비롯한 일반인들에게 연주에 해설을 곁들인 ‘김대진 렉처 콘서트’ 등을 개최해왔고 관객 및 미디어와 끊임없이 소통을 해왔다.

김 교수는 “클래식 음악이 자기자신을 되돌아보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며 “음악 수업이 정서적인 함양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1985년 클리블랜드 국제 피아노콩쿠르 1위로 입상하며 세계음악계에 발을 내딛은 후 유럽과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독주회와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가졌다. 그는 또 피아니스트로서 베토벤(2000)와 모차르트(2002~2004)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교육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교수는 독일 에틀링겐 국제 청소년 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손열음 (2000), 김선욱(2004), 문지영(2012) 등을 지도했다. 한국에서 교육받은 피아니스트들도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 그는 제자들 연주회에 꼭 빠짐없이 참석할 정도로 열성인 그는 엄한 선생님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올해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등 국제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그는 현재 개최중인 있는 제1회 ‘대한민국 국제 청소년 피아노콩쿠르’ (Korea International Competition for Young Pianists)의 운영 및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8월 18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된 이번 콩쿠르에는 18세 이하의 7개국 36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하고 있다. “분 단위”로 스케줄을 짜고 일한다는 김교수는 콩쿠르가 개최되는 바쁜 와중에 코리아넷과 대담을 가졌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사진: 연합뉴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사진: 연합뉴스)

Q: 대한민국 국제청소년콩쿠르를 창설하게 된 배경은?

A: 워낙 한국 학생들이 유능하고 연주를 잘해서 이름있는 콩쿠르에서 입상을 많이 한다. 콩쿠르는 단순히 상을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콩쿠르만큼 다양한 음악계의 종사자들이 모일 수 있는 이벤트는 드물다. 국제행사이기 때문에 연주자, 기획자, 미디어, 가족들도 있고 그 밖의 여러 음악 관계자들이 있다. 이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음악을 통해 모일 수는 없다. 이들이 한국에 와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이제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이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통해 인재 발굴과 음악적 교류뿐만 아니라 폭넓은 정보를 주고 받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성과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들이 가능성과 함께 머리에 그려지니 국제 청소년 콩쿠르의 창설을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국 학생들이 이렇게 뛰어나다는 걸 알리기 보다 많은 사람들을 한국에 초청해서 한국을 보다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대회를 만들었다. 청소년 국제콩쿠르를 만든 이유는 성인 콩쿠르는 이미 너무 많기 때문이다. 청소년 국제콩쿠르는 이해 비해 희소가치가 있다.

Q: ‘대한민국 국제청소년콩쿠르’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A: 중요한 질문이다. 콩쿠르가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 훌륭한 콩쿠르는 역사가 깊고 전통이 많은 콩쿠르다. 오랜 기간 동안 장기적으로 지속 되어야 한다. 콩쿠르의 수상자들이 수상 후에 어떤 연주 활동을 벌이는가 또 얼마나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기억되는가가 중요하다.

에틀링겐 국제 청소년 피아노콩쿠르(Ettlingen International Competition for Young Pianists)가 잘 알려진 이유는 첫 번째 콩쿠르 수상자로 랑랑과 같은 걸출한 인물이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콩쿠르를 평가하자면 일단 여러 가지 많은 분석을 해야 한다. 현재 보여지는 것은 참가자들의 수준이다.

첫 번째 콩쿠르치고는 참가자들이 많다. 현재 본선만 남기고 있는데 심사위원들 중언에 의하면 참가자들의 수준이 높다. 어느 정도 성공이라고 본다. 하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다. 콩쿠르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국제 청소년 피아노콩쿠르가 세계 음악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콩쿠르가 되었으면 좋겠다.

Q: 연주가보다는 지휘자, 음악감독, 교육자, 나아가서는 행사를 기획하는 비중이 더 커진 것 같다. 변신이라고 볼 수 있는가? 영역을 넓혀가는 종착역은 어디라고 보는가?

A: 영역을 넓히는 것도 아니고 변신도 아니다. 이번 대회도 내 개인적인 활동이나 예술적인 변신을 꿰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한 콩쿠르를 만드는 것이다. 오케스트라도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내는 것이고 콩쿠르는 처음인데 콩쿠르로 하여금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게 하는 것이다. 또 국제음악제를 열고 세계적인 연주자를 초청하여 한국을 알리는 것이다.

김대진 교수가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립교향악단)

▲김대진 교수가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립교향악단)

Q: 천재라고 하는 모차르트, 베토벤도 그 배후에는 극성 아버지가 있었다. 예술세계에서 자발적인 노력은 불가능해 보인다. ‘악마선생님’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엄한 훈육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음악도에게 자의든, 타의든 고통의 훈육과정은 필요하다고 보는가?

A: 그게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가 갖고 태어난 재능과 갖고 태어나지 못한 재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갖고 태어난 재능은 장점으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갖고 태어난 재능만으로는 부족하다.

갖고 태어나지 않는 것은 후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노력이 같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집착, 끈기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 자기가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고통스럽고 힘들다. 얻어지기도 하지만 얻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관문을 통과해야 사람들을 감동 시킬 수 있는 음악이 나온다. 그런 과정을 위해서 엄해야 하고 하지만 인자한 면도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보고 자기가 없는 것을 위해 노력하기가 힘들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엄할 수 밖에 없다.

김대진 교수가 수원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립교향악단)

▲김대진 교수가 수원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립교향악단)

Q: 선생님의 연주세계는 베토벤, 슈베르트 등 빈고전파 (Viennese classical School) 에 집중돼 있다. 그들 작품이 특별히 관심을 끌게 된 배경은?

A: 집중되어 있지는 않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차이콥스키 전곡 시리즈를 하고 있다. 그렇게 알려져 있는 이유는 내가 베토벤 전곡 연주를 했고 모차르트 전곡 연주를 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못해본 여러 작곡가들을 더 탐구해 보고 싶다.

Q: 한국의 클래식이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넓은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다시 말해 초중고 교육에서 친밀해지는 계기가 부족해 보인다.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A: 클래식 음악 자체가 한국의 음악이 아니기 때문에 한정적이 될 수 밖에 없다. 한국의 음악은 국악이다. 클래식 음악 인구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 음악이 한국의 음악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서양에서조차 젊은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많이 안 듣는다. 클래식 음악 자체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사람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굳이 클래식 음악이 아니더라도 학교에서는 음악 교육이 필요하다.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어준다.

음악 수업을 통해 정서적인 면을 함양하고 자기를 돌아볼 수 기회를 갖는 것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필수적이다.

김대진 교수가 지휘를 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립교향악단)

▲김대진 교수가 지휘를 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립교향악단)

Q: 빈고전파를 비롯, 서구 클래식에는 음악과 사상, 그리고 독서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였다. 역설적으로 오늘날은 테크닉만 강조돼 보인다. 선생에게 음악과 독서는 어떤 관계인가?

A: 음악이 관계가 되는 것은 굳이 독서만은 아니다. 음악은 총체적인 예술이다. 미술과도 관련이 있고 연극과도 관련이 있다.

음악이 독서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작곡가의 음악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작품을 연주하면서 자기가 느껴보지 않는 감정을 표현할 때는 막막하기 때문이다. 자기가 느껴보지 않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수양이 필요하다. 전시를 본다든가 여행을 하거나 묵상을 할 수도 있다.

Q: 교수님은 대중, 언론과 끊임없는 소통을 해왔다. 그만큼 클래식과 친근해지도록 노력하는 행동일 것이다. 클래식은 인간에게 무엇을 준다고 생각하는가?

A: 클래식은 가요나 팝송에 비해 가장 자극적이지 않은 음악이다. 클래식은 한 번 우리 가슴속에 들어오면 오랜 기간 남아 있다. 가슴속에 남아 있으면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 클래식의 가장 중요한 장점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여러 음악 조류 중에서 자기 성찰을 하게 만드는데 클래식 음악 만한 것이 없다.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듣고 자라난 사람들을 보면 자기 수양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김대진 교수가 수원시립교향악단과 함께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 수원시립교향악단)

▲김대진 교수가 수원시립교향악단과 함께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 수원시립교향악단)

임재언 코리아넷 기자
jun2@korea.kr

· 코리아넷 뉴스의 저작권 정책은 코리아넷(02-2125-3501)으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