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26.07.30
[세계인의 일상 K] ① "문화를 잇는 글로벌 플랫폼"···K-팝, 대안 넘어 주류로
한국 문화(K-컬처)는 일시적 열풍을 넘어 지구촌의 일상이 됐다. 코리아넷은 5회에 걸쳐 한국 음악·영화·음식·뷰티·문학 등 전방위로 확장한 K-콘텐츠의 인기 요인을 분석한다. 현상 진단을 넘어 지속 가능한 한류 미래와 구체적 생존 전략을 모색한다.
아흐메트쟈노바 아이슬루 기자 aisylu@korea.kr
"콘서트의 막이 오르던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정말 지금 이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걸까? 이 순간을 무려 6년이나 기다려 왔는데.'"
러시아 팬 주라블료바 엘레나(40대)는 지난 4월 11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 공연을 보려고 사흘간의 여정 끝에 한국을 찾았다. 국제 제재로 공연 티켓을 구매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지만, BTS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기대 하나로 모든 어려움을 감수했다.
▲ 지난 5월 2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최고상인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한 방탄소년단(BTS).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공식 페이스북
브라질 출신의 줄리앤 토민 루사(20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지난달 3일(현지 시간) 걸그룹 트와이스(TWICE)의 공연을 보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영국 런던으로 향했다.
그는 "브라질에서 본 트와이스 콘서트는 제 인생 최고의 무대 중 하나였다"며 "런던 공연 역시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엘레나와 줄리앤은 유일한 사례가 아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3 지구촌 한류 현황'에 따르면 전 세계 한류 팬 수는 이미 2억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세계 음반 판매량 '톱 10' 중 7개는 K-팝 앨범이었다. 지난 5월 2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도 BTS를 비롯한 한국 아티스트들이 총 11개 부문을 휩쓸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 지난달 3~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트와이스(TWICE)의 여섯 번째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THIS IS FOR) 공연 모습. 트와이스 공식 페이스북
사실 K-팝이 세계 음악 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빌보드와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음악 차트 정상에 오르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소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K-팝은 이제 소수의 사람들만 듣는 음악이 아니다. 국경과 언어를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K-팝은 어떻게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김태룡 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 기독교문화콘텐츠전공 조교수는 "무엇보다 K-팝이 서구 대중문화를 넘어서는 대안적 문화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K-팝은 전 세계 팬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하고, 다양한 문화와 연결하는 문화적 플랫폼이 됐다"고 강조했다.
엘레나는 BTS를 사랑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고백했다.
"가장 힘들었던 2020년에 BTS를 알게 됐다. 잔인함과 폭력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매일같이 어려움과 불공정을 마주하다 보면, 더 나은 내일을 믿게 해주는 누군가가 간절해진다. 사람에게는 결국 사람이 필요하다. '아미'(ARMY)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준 존재가 바로 BTS다."
K-팝의 경쟁력은 음악과 퍼포먼스에만 그치지 않다.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 역시 세계적인 인기를 이끈 핵심 동력이다. K-팝 아티스트들은 누리소통망(SNS)과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라이브 등 다양한 창구로 무대 위 스타의 모습뿐 아니라 평범한 일상까지도 공유한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소통이 이 팬들에게 친밀감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더욱 강력한 팬덤을 결집시킨다.
▲ 지난해 6월 1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25 마이케이 페스타(MyK FESTA)'에서 그룹 티엔엑스(TNX)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모습. 문화체육관광부
김 교수는 "K-팝이 앞으로도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속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면서 "다만 이제 K-팝은 한국만의 콘텐츠가 아니라 전 세계인이 함께 향유하고 재해석하는 글로벌 문화"라고 짚었다. 그는 "세계 각국의 문화와 끊임없이 교류하며 서로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개방성과 창조성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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