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26.07.22
‘스스로 입는 옷’ 나왔다···KAIST, 신개념 의복 로봇 개발
▲ 공기의 힘으로 의복이 스스로 펼쳐지며 착용을 돕는 과정. 위부터 소매, 재킷, 바지의 착용 모습. KAIST
고현정 기자 hjkoh@korea.kr
영상= KAIST
옷을 입는 일은 대부분 사람에게 익숙한 일상이다. 하지만 고령자나 장애인, 재활 환자에게는 매일 마주하는 장벽이다. 소매에 팔을 끼우거나 바지를 올리는 기본 동작조차 이들에게는 쉽지 않아서다.
KAIST 건설및환경공학과 유지환 교수 연구팀이 옷이 사람의 몸에 맞춰 스스로 펼쳐지며 착용을 돕는 신개념 의복 기술을 개발했다. 외부 로봇 장치가 사람에게 옷을 입혀주는 것이 아니라, 의복 자체가 움직여 착용을 돕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담쟁이덩굴이 벽을 타고 오르듯, 옷이 신체를 따라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그동안 로봇 기술로 옷을 입고 벗는 과정을 돕는 다양한 연구가 이어졌다. 하지만 의복은 부드럽고 쉽게 형태가 변하는 데다 사용자의 자세도 매번 달라, 안전하게 착용을 보조하는 기술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발상을 전환했다. 외부 로봇 장치가 사람에게 옷을 입혀주는 대신, 의복 자체에 구동 기능을 부여한 것이다. 그 결과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착용 보조가 가능해졌다.
겉보기에는 일반 옷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버튼을 누르면 공기가 주입되면서 접혀 있던 의복이 뒤집히듯 전개되고, 팔과 다리, 몸의 형태를 따라 감긴다.
핵심은 공기를 주입하면 접힌 구조가 뒤집히며 펼쳐지는 공압 기반 전개 구조다. 연구팀은 이러한 원리를 활용한 '소프트 그로잉 로봇(Soft Growing Robot, 공기압을 이용해 구조물이 성장하듯 펼쳐지는 유연 로봇)' 기술을 의복 내부 구조에 접목했다.
기존 착용 보조 로봇은 장치가 크고 제어가 복잡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제한하거나, 사용자가 로봇 시스템에 맞춰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반면 이번 기술은 의복 자체가 움직여 훨씬 자연스럽고 안전하다.
연구팀은 소매, 재킷, 바지 등 다양한 형태의 의복을 제작해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과도한 압박 없이 의복은 사람의 몸을 따라 안정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기술은 고령자와 장애인의 의복 착용 보조는 물론 재활 환자의 일상생활 지원에도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의료·보조공학 분야와 방역복, 소방복, 산업용 보호복처럼 착용 부담이 큰 작업 환경으로도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지난 5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로봇 학술대회인 '2026 IEEE 국제 로봇 및 자동화 학회(ICRA 2026)'에서 발표됐다. IEEE Robotics and Automation Letters(RA-L) 최우수 논문상(Best Paper Award)도 수상했다.
유지환 교수는 “소프트 그로잉 로봇의 핵심 원리를 일상 속 의복 착용 보조 기술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며 “앞으로도 사람 친화적인 소프트 로봇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