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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26.04.13

‘기억 상자’가 연 독립의 기록···임시정부, 가시밭길 끝에 피워낸 ‘자유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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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7주년을 맞아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 중랑망우공간에서 특별전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 상자'가 열리고 있다. 망우역사문화공원


이지혜 기자 jihlee08@korea.kr

1919년 중국 상하이 거친 숨결로 시작해 쉼 없이 달려온 임시정부의 격동의 27년. 조국 독립을 향한 사투 속에서도 끝내 꺾이지 않았던 임시정부의 정신이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의 봄을 깨운다.


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 상자’ 기획전시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민주 공화제 정부가 광복을 향해 치열하게 내달린 가시밭길 여정을 입체적으로 풀어냈다. 


▲ 일제의 감시와 재정난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27년의 행로. 사진은 1919년부터 1945년까지 여덟 차례 청사를 옮기며 이어온 임시정부의 이동 경로와 연혁을 담은 전시물. 이지혜 기자 jihlee08@korea.kr

▲ 일제의 감시와 재정난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27년의 행로. 사진은 1919년부터 1945년까지 여덟 차례 청사를 옮기며 이어온 임시정부의 이동 경로와 연혁을 담은 전시물. 이지혜 기자 jihlee08@korea.kr


전시는 1919년 4월 11일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하기까지 걸어온 발자취를 다채로운 시각 자료로 재구성했다.

임시정부가 한반도를 떠나 중국 상하이에 터를 잡은 건 프랑스의 조계지 (외국인 거주 및 치외법권 지역)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일제의 감시와 탄압을 피해 독립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판단에서였다. 또한 상하이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많이 교역하는 국제적 도시였기 때문에 조선의 독립 의지를 널리 알리는 데 적합했다.

하지만 1932년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현 루쉰공원)에서 일본군 수뇌부를 향해 던진 폭탄 투척 이후 일제의 추격이 걷잡을 수 없이 거세졌다. 이후 1937년 중일전쟁 발발로 인해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해야 할 필요성과 재정적 어려움으로 임시정부는 1945년 마지막으로 충칭에 이르기까지 총 8개 도시를 거치며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전시는 고단했던 이동 경로를 일목요연하게 펼쳐 놓았다. 상하이, 항저우, 충칭에 임시정부기념관이 있다.


▲ 1945년 대한민국 임시정보 요인들의 귀국을 환영하기 위해 서울  화신백화점 앞에 세워졌던 개선문 모형. 이정우 기자 b1614409@korea.kr

▲ 1945년 대한민국 임시정보 요인들의 귀국을 환영하기 위해 서울 화신백화점 앞에 세워졌던 개선문 모형. 이정우 기자 b1614409@korea.kr


전시장에는 1945년 광복 이후 서울 화신백화점 앞에 세워졌던 개선문이 모형으로 부활해 관람객을 맞는다.

당시 11월 23일과 12월 2일, 임시정부 요인들은 개인 자격으로 고국의 땅을 밟았다. 임시정부가 국제법상 정부 자격을 인정받지 못해서다. 귀국선언도 미리 발표되지 못했고, 입국 여부를 대중이 알지 못했기 때문에 김포비행장에 도착했을 때 그들을 반기는 환영 인파는 없었다.

하지만 그해 12월 17일 옛 서울운동장(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위치)에 약 15만명이 모여 임시정부의 귀환을 뜨겁게 환영했다. 전시된 개선문은 그 날의 환영식을 상징한다.

▲ 왼쪽은 서울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있는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의 묘, 오른쪽은 그의 유언이 새겨진 비석. 이정우 기자 b1614409@korea.kr

▲ 왼쪽 사진은 서울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있는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의 묘, 오른쪽은 그의 유언이 새겨진 어록비. 이정우 기자 b1614409@korea.kr


망우역사문화공원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역사 현장이다. 1933년 망우리공동묘지로 조성됐던 공원엔 독립운동가와 근현대 문화예술가 등이 영면 중이다.

전시장 밖, 산책로를 따라가면 10대 소녀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의 묘역에 닿는다. 그 길목,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을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이라는 유언이 서늘하게 박혀진 커다란 자연석이 발길을 붙잡는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은 이제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과 풍광을 즐기려는 시민이 어우러지는 휴식처로 거듭났다. 100여년 전 선열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자유로운 봄'이 오늘 이곳에서 가장 평온하게 실현되고 있다. 전시는 오는 5월 17일까지 이어진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의 스카이워크 사진. 중랑구청

▲ 망우역사문화공원의 스카이워크 사진. 중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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