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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넷뉴스

게시일
2026.03.13

미켈란젤로 괴롭힌 '떨어지는 물감'···KAIST, 500년 물리 난제 풀었다

▲ 이탈리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 천장화(좌)와 미켈란젤로가 천지창조를 그리는 가상의 연출 장면(우). 한국과학기술원

▲ 이탈리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 천장화(좌)와 미켈란젤로가 천지창조를 그리는 가상의 연출 장면(우). 한국과학기술원



김혜린 기자 kimhyelin211@korea.kr

약 500년 전,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천지창조'를 그리던 미켈란젤로는 눈으로 쏟아지는 물감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거장을 괴롭혔던 이 '떨어지는 물감' 뒤에 숨어 있는 물리적 난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풀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 연구팀이 액체가 중력 때문에 아래로 쏟아지는 현상의 근본 원인인 '중력 불안정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고 이를 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1월 온라인 게재됐으며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연구팀은 거꾸로 매달린 액체에 소량의 휘발성 액체를 섞는 방식을 제안했다. 휘발성 성분이 증발하면서 표면장력 차이가 생기고, 이로 인해 액체 표면을 따라 흐름이 형성된다. 이러한 흐름이 아래로 떨어지려는 액체를 붙잡아 중력에 의한 불안정성을 억제한다. 별도의 외부 에너지 투입 없이 자연적인 증발 과정만으로 중력을 거스르는 액체막을 형성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정밀 코팅과 인쇄, 적층 공정에서 더 얇고 균일한 액체막을 구현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형수 교수는 "액체의 조성과 증발이라는 자연적 과정을 활용해 외부 에너지 없이 중력 불안정성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코팅·인쇄·적층 기술은 물론 우주 환경에서의 유체 제어 분야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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