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슈베르트’는 피아노로 읊는 시
피아니스트 백건우. 그에겐 ‘성실’, ‘끈기’라는 단어가 따라 다닌다. 스크리아빈, 리스트, 무소르그스키, 라흐마니노프, 쇼팽 등을 전곡 연주하고 녹음했다. 2005년에서 2007년까지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을 녹음하고 7일간 전곡을 연주했다. 깊이 있는 연구와 터치로 ‘건반 위의 구도자’, ‘음악의 순례자’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베토벤, 브람스를 연주하고 난 후에 평화로운 슈베르트가 필요했을지도 모르죠”라며 슈베르트 작품집을 설명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사진제공 Universalmusic) 그의 연주를 감상하고 싶은 관객이 있다면 그는 어디든 가리지 않는다. 동네의 작은 음악당, 섬마을에 이르기까지 그는 달려간다. 지난 6월에는 울릉도 옆의 외딴섬 죽도로 달려가 주민 단 한 사람 앞에서 연주를 했다. 그가 슈베르트 레퍼토리를 음반으로 선보인다. 지난 5일 나온 새 앨범 ‘슈베르트(Schubert): 즉흥곡(Impromtus), 3개의 클라비어 소품집(Drei Drei Klavierstücke), 악흥의 순간(Moments Musicaux)’에는 ‘4개의 즉흥곡’, ‘3개의 클라비어 소품집’, 그리고 ‘악흥의 순간’ 중 2, 4, 6번이 각각 음악의 흐름에 따라 노래하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낭만주의의 진수를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새 앨범 ‘슈베르트(Schubert): 즉흥곡(Impromtus), 3개의 클라비어 소품집(Drei Drei Klavierstücke), 악흥의 순간(Moments Musicaux)’. 음반 표지는 그가 직접 제안했다. 젊은 슈베르트의 초상화와 부인 윤정희씨가 직접 촬영한 30대 시절 그의 사진을 나란히 넣었다. (사진제공 Universalmusic) 그는 이미 지난 7월 프랑스의 라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Festival de la Roque d'Anthéron)에서 위의 레퍼토리로 호평을 받았다. 같은 공연이 한국에서도 9월 6일 강동아트센터, 7일 여수 예울마루, 10일 대구 아양아트센터, 그리고 14일 서울 예술의 전당까지 이어지고 있다.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난 백건우는 유년시절 미국인 선교사 말스베리 (Dwight R. Malsbary)로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10살 때 국립 교향악단과 그리고 피아노 협주곡으로 데뷔했다. 15살 때 미국 줄리어드 음악학교에서 러시아 피아니스트 로지나 레빈(Rosina Lhevinne)을, 1967년 런던으로 건너가 일로나 카보스(Ilona Kabos)를 사사했다. 귀도 아고스티(Guido Agosti)나 빌헬름 켐프(Wilhelm Kempff)에게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같은 해 나움버그 콩쿠르(Naumburg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 1972년 뉴욕의 링컨 센터에서 처음으로 라벨(Maurice Ravel)의 독주곡 전곡을 연주한 이래 라벨의 뛰어난 해석자로서의 입지를 굳혀나갔다. 1991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프로코피예프 탄생(Sergei Sergeyevich Prokofiev) 10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프로코피예프의 5개의 협주곡 모두를 연주하였다. 그의 레퍼토리는 바흐에서 슈톡하우젠(Karlheinz Stockhausen), 부조니( Ferruccio Dante Michelangiolo Benvenuto Busoni)에서 스크리아빈, 리스트에서 메시앙에 이르기 까지 광범위하다. 1992년 1월, 그는 스크리아빈 피아노 작품집 앨범으로 디아파종 상(Diapason d'Or de l'Annee)'을 수상하였으며, 1993년 낙소스 레이블로 발매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5개 전곡 녹음으로 다시 한 번 디아파종 상을 수상했다. 2000년 프랑스 정부는 그에게 ‘예술문화기사훈장’을 수여했다. 2000년 10월 중국정부는 그를 공식 초청했다. 한국 연주가로서는 첫 번째였다. 2005년 그는 데카(Decca)에서 베토벤 소나타 32작품을 녹음하기 시작하여 첫 번째 볼륨이(소나타 16~26번) 2005년 8월에 출시되었다. 2010년에는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변주곡집(Brahms Piano Concerto No. 1 & Variations)을 발매했고, 2011년 9월, 그리고 최근 2013년 6월 한국의 섬마을을 찾아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섬마을 콘서트’로 이목을 끌기도 했다. 10세에 연주를 시작해 일흔을 바라보는 요즘에도 그는 여전히 활발하다. 10일자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이에 대해서는 마음 편하게 생각해요. 워낙 할 곡들이 많아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음악을 이해하는 면이 더 깊어지고, 가까워지고, 어떤 면에서는 더 편해져요. 또 역사적으로 보면 팔순 넘어서도 훌륭한 연주를 하신 분들이 많거든요. 피아노는 성악이나 현보다도 생명이 긴 거 같아요. 그만큼 악기가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겠죠. 우리는 레퍼토리가 많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다 못 해서 오히려 걱정이지.” 위택환, 손지애 코리아넷 기자 whan23@korea.kr 201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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