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7.09.20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말하는 '오! 나의 한국영화'
이 질문에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아르헨티나’와 ‘영화’라는 두 단어의 울림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지도 모른다. 또 아르헨티나는 고사하더라도, 가장 좋아하는 ‘중남미 영화’를 선뜻 꼽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라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줄줄이 대답을 잇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게 많다. 자신의 영화 취향과 가장 잘 맞는 한국 감독은 누구인지부터, 그 감독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은 이거다 하는 나름의 해석까지. 또 아주 깊이 있는 소견까지는 아니더라도 얼마 전 극장에서 ‘부산행’을 관람했다, ‘넷플릭스’에서 ‘옥자’를 보았다 등의 시청 후기가 이어진다. 어쨌든 단연코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은 한국 영화가 아르헨티나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또 친근한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것!
뉴스매체 인포바에(Infoabe)는 9월 4일자 ’한국, 언제나 가까이: 제4회 한국영화제‘ 기사에서 “우리는 한국에 대해서 K-팝 이외에도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한국 영화를 통해서 평범한 한국의 일상에 침투하고, 한국인들의 정체성을 만난다.”라고 보도했다.
*기사링크: http://www.infobae.com/cultura/2017/09/04/corea-siempre-estuvo-cerca-llega-la-cuarta-edicion-del-festival-han-cine/
그런가하면 일간 파히나 도세(Página 12)는 9월 6일자 ‘뜨거운 국경으로의 가상 방문’ 기사를 통해 “2016년 한국 내 최다 관객을 동원한 열 편 중, 여덟 편이 한국 영화. 전 세계에서 미국과 인도를 제외하고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유일한 국가”라고 보도하며 한국의 선진 영화 산업에 대해 집중 분석하기도 했다.
*기사링크: http://www.infobae.com/cultura/2017/09/04/corea-siempre-estuvo-cerca-llega-la-cuarta-edicion-del-festival-han-cine/
*기사링크: https://www.pagina12.com.ar/61100-visita-virtual-a-una-frontera-caliente
그리고 얼마 전 아르헨티나 시민들이 한국 영화에 대해 그들의 소견과 감상을 공유할 수 있는 리뷰 공모전 ‘오! 나의 한국 영화’가 진행되었다.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이 9월 7일부터 13일까지 이어지는 ‘제4회 부에노스아이레스 한국영화제’와 연계한 부대행사로 7월 7일부터 8월 31일까지 개최한 공모전에는 총 39편의 한국 영화 리뷰가 접수되었다.
아르헨티나 감독협회(DAC) 내부에서 심사위원단을 구성하여 엄정한 심사를 거친 끝에, 쟁쟁한 참가작들을 제치고 총 3 작품이 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그 중 만장일치로 1위의 영광을 차지한 주인공은 ‘국립 영화 실험·제작 학교(이하 ENERC)’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있는 미래의 감독 크리스티안 우쇼아(Cristian Ulloa). 그가 꼽은 최고의 한국 영화는 김소영 감독의 ‘나무없는 산’이다. 김소영 감독은 그의 데뷔작 ‘방황의 날들’로 ‘2007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이하 BAFICI)’ 대상을 차지하며 아르헨티나와 인연을 맺었다.
덧붙여 크리스티안은 한국 영화팬들에게 아르헨티나 감독 파비안 비엘린스키의 ‘아우라(El aura)’를 추천하였다. ‘가장 좋아하는 아르헨티나 영화?’라는 질문에 대한 선택지가 넓혀질 지도!
다음은 ‘오! 나의 한국영화’ 한국 영화 리뷰공모전 1위 수상작 ‘나무없는 산’에 대한 리뷰 번역본이다.
그 중 만장일치로 1위의 영광을 차지한 주인공은 ‘국립 영화 실험·제작 학교(이하 ENERC)’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있는 미래의 감독 크리스티안 우쇼아(Cristian Ulloa). 그가 꼽은 최고의 한국 영화는 김소영 감독의 ‘나무없는 산’이다. 김소영 감독은 그의 데뷔작 ‘방황의 날들’로 ‘2007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이하 BAFICI)’ 대상을 차지하며 아르헨티나와 인연을 맺었다.
다음은 ‘오! 나의 한국영화’ 한국 영화 리뷰공모전 1위 수상작 ‘나무없는 산’에 대한 리뷰 번역본이다.
리뷰 공모전 ‘오! 나의 한국 영화’ 1위 수상작
<나무없는 산>. 정말 많은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
우선 이 영화는 매우 섬세한 방식으로 영화의 전통적 소재 ‘유년’을 다룬다. ‘성장 영화’는 시대와 지리를 초월하여 존재한다. 찰리 채플린의 <키드(The Kid)>부터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지그재그 3부작(Koker trilogy)>,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페이퍼 문(Paper Moon)>까지. 무수한 창작자들이 성장 영화를 실현해왔다.
<나무없는 산>은 ‘어린이’ 혹은 ‘동물’과의 작업을 권장하지 않는 영화 산업 내 불문율을 가뿐히 무시하고, ‘유년기’에서 비옥한 땅을 발견한다. 그리고 정직하고 깊은 우주를 구축하는데 성공한다.
김소영 감독은 영화 <나무없는 산>에서 소녀 진과, 그녀의 동생 빈을 따라 간다. 이 영화는 두 자매가 엄마의 삶 밖으로 뚝 떨어뜨려진 그 애틋한 일상의 서사시를 전하는 데 집중한다. 친척들에게 맡겨진 두 자매는 이대로 영영 현실을 극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과 공생하는 법,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 고통을 극복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나무없는 산>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역경 속에서 꽃피는 자매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김소영 감독이 극중 인물 진을 ‘따라 간다’는 표현은 이중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영화 자체가 소녀 인생의 굴곡을 전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진과 빈을 섬세하게 동행하는 카메라가 주인공들을 둘러싼 세계를 그들의 시점에서 전하기 때문이다.
김소영 감독의 예술적 기민함은 다양한 시퀀스에서 표출된다. 아름다운 농촌의 풍광, 마당에서의 카드놀이, 마을 축제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 등. 이는 김 감독이 단지 두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아이들을 통해서 더 큰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이와 취객은 진실을 말한다.’라는 명제는 상대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두 자매의 조그마한 얼굴에 묻어나는 정직함은 매우 단호하고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이다. 두 소녀의 감정과 행동은 고른 섬세함을 전한다. 자연과 시골, 도시를 넘나드는 공간의 활용은 단지 장식적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인물들의 내면적 딜레마를 시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인 것이다. 석양빛이 내린 곡물 밭이 슬픔을 의미한다는 것을 어린 소녀보다 더 잘 이해할 이가 있을까?
번영과 역경 안에서
- 김소영 감독 <나무없는 산> -
크리스티안 우쇼아(Cristian Ulloa)
우선 이 영화는 매우 섬세한 방식으로 영화의 전통적 소재 ‘유년’을 다룬다. ‘성장 영화’는 시대와 지리를 초월하여 존재한다. 찰리 채플린의 <키드(The Kid)>부터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지그재그 3부작(Koker trilogy)>,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페이퍼 문(Paper Moon)>까지. 무수한 창작자들이 성장 영화를 실현해왔다.
<나무없는 산>은 ‘어린이’ 혹은 ‘동물’과의 작업을 권장하지 않는 영화 산업 내 불문율을 가뿐히 무시하고, ‘유년기’에서 비옥한 땅을 발견한다. 그리고 정직하고 깊은 우주를 구축하는데 성공한다.
김소영 감독은 영화 <나무없는 산>에서 소녀 진과, 그녀의 동생 빈을 따라 간다. 이 영화는 두 자매가 엄마의 삶 밖으로 뚝 떨어뜨려진 그 애틋한 일상의 서사시를 전하는 데 집중한다. 친척들에게 맡겨진 두 자매는 이대로 영영 현실을 극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과 공생하는 법,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그 고통을 극복하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나무없는 산>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동시에 역경 속에서 꽃피는 자매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김소영 감독이 극중 인물 진을 ‘따라 간다’는 표현은 이중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영화 자체가 소녀 인생의 굴곡을 전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진과 빈을 섬세하게 동행하는 카메라가 주인공들을 둘러싼 세계를 그들의 시점에서 전하기 때문이다.
김소영 감독의 예술적 기민함은 다양한 시퀀스에서 표출된다. 아름다운 농촌의 풍광, 마당에서의 카드놀이, 마을 축제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 등. 이는 김 감독이 단지 두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으로만 그치지 않고, 아이들을 통해서 더 큰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이와 취객은 진실을 말한다.’라는 명제는 상대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두 자매의 조그마한 얼굴에 묻어나는 정직함은 매우 단호하고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이다. 두 소녀의 감정과 행동은 고른 섬세함을 전한다. 자연과 시골, 도시를 넘나드는 공간의 활용은 단지 장식적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인물들의 내면적 딜레마를 시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인 것이다. 석양빛이 내린 곡물 밭이 슬픔을 의미한다는 것을 어린 소녀보다 더 잘 이해할 이가 있을까?
[영화 리뷰 공모전] 한국영화리뷰공모전 '오! 나의 한국영화'
· 일정 : 접수기간: 7월 7일(금) - 8월 31일(목)
심사기간: 9월 1일(금) - 9월 5일(화)
시 상 식: 9월 7일(목) 20시 * 제4회 부에노스아이레스 한국영화제 개막식
· 심사위원: 아르헨티나 감독협회(DAC) 내부 심사위원단
· 접수 작품 수: 39개
· 수상자 명단
1등 크리스티안 오쇼아(Cristian Ulloa) | 김소영 감독 <나무없는 산>
2등 페데리코 로리엔테(Federico Loriente) | 윤제균 감독 <해운대>
3등 하비에르 푸마(Javier Puma) |봉준호 감독 <살인의 추억>
· 일정 : 접수기간: 7월 7일(금) - 8월 31일(목)
심사기간: 9월 1일(금) - 9월 5일(화)
시 상 식: 9월 7일(목) 20시 * 제4회 부에노스아이레스 한국영화제 개막식
· 심사위원: 아르헨티나 감독협회(DAC) 내부 심사위원단
· 접수 작품 수: 39개
· 수상자 명단
1등 크리스티안 오쇼아(Cristian Ulloa) | 김소영 감독 <나무없는 산>
2등 페데리코 로리엔테(Federico Loriente) | 윤제균 감독 <해운대>
3등 하비에르 푸마(Javier Puma) |봉준호 감독 <살인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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