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시일
- 2010.12.06
상하이엑스포와 함께 했던 6개월
190개 국가, 56개 국제기구가 참가하고, 7,308만 명이 참관했다는 상하이엑스포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상하이엑스포에 관하여 이미 많은 분들이 언급하여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상해문화원장이자 이런 저런 일로 엑스포 현장을 수십 번 찾은 필자로서 이번 엑스포에 대하여 어떤 형태로든 언급을 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되어 간단하게나마 소회를 밝히고자 한다.
2010년 10월 그들은 행복했다!
1851년 영국 수정궁(Crystal Palace)에서 처음 시작된 엑스포(세계박람회)는, 당초 각국의 첨단 기술을 전시하고 교역하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현재와 같이 교통·통신이 발달하고 IT, 자동차, 화훼 등 전문 박람회가 수시로 개최됨에 따라 엑스포도 점차 국가이미지를 홍보하는 장으로 그 기능과 성격을 달리하였고, 그 결정체가 이번 상하이엑스포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이러한 엑스포 성격 변화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엑스포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고, 특히 엑스포 참가로 얻을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 미국은 상하이엑스포 참가 자체를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가 미국이 빠진 엑스포를 상상할 수 없었던 중국의 협박에 못 이겨 거의 맨 마지막으로 참가를 결정하게 된다.
중국은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자국민들에게는 안방에서 세계를 보여주고, 외국인들에게는 중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삼았고, 당초 목표했던 7,000만 명을 상회하는 관람객을 동원함으로써, 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다고 자평한 바 있다.
상하이 황포강(黃浦江) 양 변에서 개최된 이번 엑스포는 현재의 중국이 어떤 나라인가를 여실히 보여준 대형 이벤트였다. 잘 정비되고 단장된 인구 2,000만의 상하이 전역, 특히 엑스포에 인접한 아름다운 근대 건축물의 외탄(外灘), 초고층 건물군의 포동(浦東) 금융 중심가는 중국인들에게는 국력 신장의 자부심을, 이곳을 찾거나 TV로 수차례 보았을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들에게는 G2로 부상한 중국의 실체를 보는 것 같아 다소 긴장감을 주었으리라 생각된다.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 괜찮은 전시관 하나 보는데 평균 서너 시간은 줄을 서야 함에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는 중국인들을 보면서, 호기심일까? 아니면 오랜 역사의 질곡 속에서 익숙해진 인내심일까? 자못 궁금했다. 불현듯 한국전쟁 당시 인해전술이 떠오르는 것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단 말인가?
상하이엑스포 한국관
역대 최대 규모의 엑스포답게 각종 기록이 쏟아졌고, 한국관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초 예상 600만 명을 훌쩍 초과하는 725만 명이 관람함으로써 한국관 역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였다.
한글 자모로 단장된 아름다운 조형의 외관, 다른 전시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확 트인 1층에서 매일 진행되는 한국 전통 공연, IT강국답게 2층 전시장에 마련된 각양각색의 첨단기술 전시물 및 영상물은 중국관, 일본관, 사우디아라비아관 등과 함께 관람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국가관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수십 번 엑스포 현장을 찾은 필자가 갈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은 일종의 안타까움이다. 과연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전부 다 보여 주었을까? 아니면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한 것은 아니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의 모두를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과 모두를 보여주고자 했던 '욕심'이 필자뿐 아니라 관람객들에게도 전달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마저 들게 했다.
사우디아라비아관은 비록 일본 기술로 만든 것이지만 상하이엑스포의 주제인 도시, 환경에 충실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특색을 담은 대형 아이맥스 하나로 이번 상하이엑스포 최고 인기관이 되었다. 일본관은 우리와 같은 IT강국임에도 불구하고 IT기술을 오히려 적게 활용하고 - 혹은 배격하면서 - 인간적인, 환경적인 측면을 부각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관과 더불어 최고 인기관이 되었다.
선택과 집중. 한정된 공간에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어들이지만, 우리가 너무나 자주 잊어버리는 단어들이기도 하다. 이번 상하이엑스포에서 우리는 보여줄 것은 너무 많은데, 무엇을 어떻게 잘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의 기술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장사성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장
앞서 언급했듯이 이제 엑스포는 그 기능과 성격이 바뀌었다. 무용론은 아직 대세가 아닌 만큼, 여수엑스포를 비롯한 앞으로 개최될 엑스포를 위하여 지금보다 좀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면서, 필자가 안내했던 많은 손님들이, 그리고 필자만큼이나 상하이엑스포를 여러 차례 찾았던 지인들이 필자에게 하나같이 했던 질문을 끝으로 6개월간의 상하이엑스포에 대한 소회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엑스포, 이젠 문화부가 하는 것이 맞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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