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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10.11.30

인도네시아서 드디어 폭발한 ‘한류’

2010년 10월 그들은 행복했다!

10월 12일은 조용하던 자카르타 스나얀 지역이 젊은이들의 함성과 괴성으로 일순간 바뀐 날이다. 공연 시작 3시간 전부터 길게 늘어선 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적도의 뜨거운 태양도 한국 가수들을 보고 노래를 직접 들으려는 흔치 않은 기회를 잡으려는 그들의 열망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실은 이런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어떤 한국가수들이 올지 결정도 되기 전에 가수들의 참가여부를 묻는 전화가 연일 빗발쳤다. 이때만 해도 감히 안일하게 일부 극성팬들이겠지 하고 치부했었다. 누구 하나 이번 행사가 이렇게 현지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폭발시킬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지난 10월(10.11-16) 국가브랜드 위원회에서 주관한 "인도네시아-한국 주간" 행사가 열렸다. 총 20여 가지의 문화·학술·전시 행사가 양국관계의 우호를 다짐하며 거행되었다. 그 중에서 양국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진 우정나눔콘서트는 자카르타의 10월 밤을 뜨겁게 달구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코리아 주간 플랭카드가 거리의 가로등마다 걸려 있다.

실은 작년에는 이보다 더 큰 콘서트를 준비했었다. 7월에 발생했던 폭탄 테러로 모든 것이 중단되지만 않았어도 인도네시아 한류는 일찍 폭발했을 것이다. 사실 동남아에 퍼져 있는 한류가 인도네시아에 본격적으로 상륙한 것은 2006년 이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지 한 방송국에서 방영한 한국 드라마로 인해 많은 현지인들의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관련 팬클럽 등이 생겨났다. 어딜 가나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특히 젊은이들은 한국 노래를 부르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류 가수나 연예인들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는 자주 오지만 인도네시아는 먼 나라 얘기였다. 일고 있는 불꽃을 폭발시켜 줄 촉매제가 부족했었다. 이런 찰라 이루어진 이번 행사는 끓고 있던 현지인들의 욕망을 한순간에 터뜨려 버린 거대한 화산 같았다.

인도네시아 코리아 주간에 출연하는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가수들이 다 함께 모여 브랜드 위원회 위원장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연 출연가수들이 결정된 이후부터 필자는 언론인, 공무원, 학생, 팬클럽 등 많은 사람들로부터 걸려온 수많은 압력성(?)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행복한 고민이 너무 많은 요구사항을 접한 나중에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왔다.

콘서트 장엔 3천여명의 현지인들로 메워졌고 현지인들의 넘쳐나는 요구로 아리랑 TV의 현지 파트너는 급기야 야외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지 않을 수 없었다. 2천여 팬들은 이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좀 더 큰 곳에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는 대목이다.

티켓을 구하지 못해 철망 밖에서 미스터, 미스터를 애타게 부르던 소녀들의 간절한 눈망울을 애써 외면해야 했던 것은 너무도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우리 측 VIP와 함께 몰래(?) 들어와 버린 똑똑한 소녀들의 행복에 찬 얼굴표정 또한 잊기 어려울 것이다. 자카르타에서 차로 10시간이나 걸리는 곳에 사는 한 팬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영화를 보기위해 왔으며 "너무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 보도를 접하면서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한국음식 경연대회에 참가한 한 인도네시아 참가자가 카메라를 향에 V를 그리고 있다.

지진, 화산 등 온갖 자연재해로 신음하고 있는 나라, 한때 북한과 친했던 그러나 지금은 우리의 10번째 교역 상대국인 나라, 우리 기업체 1,200여개가 활동하고 있는 나라 인도네시아에서 울려 퍼진 양국 가수들의 화합의 노래는 현지인들을 행복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이외에도 한복-바틱 패션쇼, 비트공연, K-POP 콘테스트, 한국음식 경연대회 등이 다채롭게 구성돼 언론과 현지인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지면 관계상 이런 행사들을 일일이 소개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그러나 이런 행사 하나 하나가 인도네시아에서 한류 바람을 다시 점화시키는 밑거름이 됐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김현기 주인도네시아 문화홍보관

김현기 주인도네시아 문화홍보관

필자의 간절한 소망은 이번에 인도네시아의 한류를 느끼고 돌아간 관계자들이 더 많은 기회를 이곳에서 갖게 되는 것이다. 국가이미지 제고 차원은 물론 비즈니스 면에서도 우리문화가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시장과 토대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도 지진과 화산 폭발로 신음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인들에게 희망이라는 소중한 끈을 계속 붙잡고 있을 것을 주문하고 싶다. 또한 한국에도 인도네시아 문화를 알리려는 노력들이 활성화돼 양국문화가 진정으로 발전하는 그날이 좀 더 빨리 오길 고대해 본다.

기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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