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관객들, 한국 실험 영화와의 만남
▲ ‘무빙 이미지 비엔날레'에 서울국제실험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이행준 작가가 초청되어 11월 4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현대미술관에서 ‘환상의 여학생부대' 필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실험영화’란 ‘새로운 시도를 목적으로 제작된 영화’를 의미한다. 실험적인 것과의 만남은 고정관념이나 틀에서 벗어나, 세상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지구 정 반대편에 위치해 여전히 새로운 나라 한국. 게다가 아르헨티나 관객들에게는 더 더욱 낯선 한국의 ‘실험영화’. 그 첫 만남이 지난 11월 4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현대미술관(Museo de Arte Moderno de Buenos Aires, 이하 MAMBA)에서 이루어졌다. 올해 3회째를 맞는 ‘무빙 이미지 비엔날레(Bienal de la imagen en movimiento, 이하 BIM)'에 서울국제실험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이행준 작가가 초청되어 한국의 실험영화를 소개하면서다. 이행준 작가는 대만 현대미술관, 영국 테이트 모던, 아트센터 나비 등 국내외 유수 문화 공간에서 전시를 열었으며, 캐나다의 마르탱 테트로, 프랑스의 제롬 느와탱제, 홍콩의 딕스 디 연주자들과 협력해 필름 퍼포먼스를 진행한 바 있다. 11월 4일 ‘환상의 여학생부대(Phantom Schoolgirl Army)’ 필름 퍼포먼스가 아르헨티나 관객들을 맞았다. 16mm 영사기 필름이 재현하는 한국의 역사적 자취를 담은 영상에 알란 코루티스(Alan Corutis)의 즉흥 기타 연주가 함께했다. 아르헨티나가 배출한 국제적인 실험음악 아티스트 알란 코루티스는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왕성한 예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400장 이상의 앨범 작업에 참여한 바 있다. 현지 관객과 외국인 비평가들을 포함해 100여 명이 퍼포먼스를 관람했다. 이들은 필름과 즉흥 연주의 절묘한 타이밍, 그 조합이 만들어내는 독창성에 연신 감탄했다. ▲ 아르헨티나 관객들이 16mm 영사기 필름이 재현하는 한국의 역사적 자취를 담은 영상에 알란 코루티스의 즉흥 기타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11월 12, 13일에는 1960년대부터 실험예술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3인의 기념비적 작품 ‘한글, Korean Alphabet(1967, 김인태)’, ‘1/24초의 의미(1969, 김구림)’, ‘이벤트-로지컬: Event-Logical(1975, 이건용)’ 3편을 이행준 작가가 큐레이팅하여 해설과 함께 소개하였다. 이행준 작가는 한국에서 실험 영화가 발기된 사회적인 맥락과 그 역할을 소개했으며,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한 국제 교류 사례를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현지 관객들은 1960년대 말 세계적 애니메이션 작가인 노만 맥라렌이 ‘한글(1967, 김인태)’ 작품의 배경 음악을 작곡했다는 사실에 큰 흥미를 보였다. 상영 이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한 남성은 “한국 실험영화는 생애 처음으로 관람한다.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로 평가되는 ‘1/24초의 의미’와 같이 귀한 작품을 오늘 알게 된 것만으로 참석한 의미가 있다”고 전하며, “1초에 24프레임으로 분절된 찰나의 시간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서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새로웠으며, 60년대의 끝자락에서 역동적으로 꿈틀대는 한국 사회와 현대인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 이행준 작가와 한국 실험영화를 만나기 위해 아르헨티나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이어 한 여성 관객은 동양에 위치한 ‘한국의 실험영화’가 서양과 비교해 갖는 특수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행준 작가는 “사적인 생각을 극장 혹은 공적인 영역에서 공유하게끔 하는 것이 실험영화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떼며, “서양에서는 이것이 익숙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이러한 경험을 낯설어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실험 예술 전문 비평가가 부재해서, 예술-이론 간 상호 발전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직 많은 과제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BIM은 미디어 아트와 실험예술을 소개하고, 아티스트, 이론가, 관객 간 국제 교류의 장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2012년부터 개최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태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 작가들의 참여가 대폭 늘었으며 20개국 이상 해외 작가들의 작품 350점이 전시·상영되었다. 축제 총 감독 가브리엘라 골데르(Gabriela Golder)는 “올해 BIM은 남미 지역 작가들 외에 한국 등 많은 아시아 작가들을 초청하였다. 일상적인 지평선을 넘어, 새로운 미적 영감을 제시하기 위함”이라고 그 배경을 전했다.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의 장진상 원장은 “BIM 주최 측의 이행준 작가 초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먼저 한국 아티스트를 알아보고 초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 밝히며, “소위 말하는 ‘메인스트림’ 바깥의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는 문화교류를 통해, 아르헨티나 내 한국 문화에 대한 보다 다원적·총체적 이해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러한 흐름이 유지될 수 있도록 애정을 갖고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은 지난 8월 BIM 주관 기관인 UNTREFF 국립 대학교와 공동으로 미디어 아티스트 김제민 작가를 초청하여 예술경영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한 바 있으며, 10월에는 국립 산마르틴 대학교와 ‘한국예술의 달’을 공동 주최, 무토와 창작그룹 노니의 미디어아트를 소개하는 한편 이행준 작가의 비엔날레 참여를 지원하며 현지 예술 기관과의 교류를 확대해 오고 있다. 자료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윤유미 편집 해외문화홍보원 강다경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 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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