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G20 이후 ‘한국’이라는 콘텐츠의 매력
지난해 11월 성공적으로 개최된 서울 G20 정상회의로 한국은 명실상부한 세계경제 주도국가로 자리매김했다. 국제사회에서 확실히 달라진 한국의 위상과 더불어 지구촌 곳곳의 세계인들은 어떤 눈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는지 해외주재 문화홍보관들을 통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2011년 1월초, 라스베가스에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 다녀왔다. 그곳의 각종 부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우리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스였다. 작년에 이들 회사가 3D TV로 주목을 받았듯 올해는 스마트 TV를 메인 아이템으로 잡아 이곳의 트렌드를 주도 하고 있다. 지나가는 길에 외국인들이 "LG is awesome this year"라고 말하거나 "Where is Samsung Booth?" 하면서 찾아 다니는 광경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 우리의 '소녀시대' 콘서트 현장을 3D로 촬영한 동영상을 보며 푹 빠져든 서양인들, 그리고 3D 안경이 돌아올 자기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볼 수도 있었다. 가장 크고, 가장 멋진 제품들이 많고, 가장 사람들이 북적이고 인기가 많은 곳이 바로 대한민국의 기업관 이었다. 이런 현장 속에 있는 것은 흐뭇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무릇 홍보를 하려면 홍보기술도 필요하고, 전략도 필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홍보되어지는 콘텐츠이다. 콘텐츠가 좋으면 홍보효과는 소위 '대박'이다. 삼성과 LG의 제품들이 좋고, 소녀시대 영상과 음악이 좋으니 홍보가 먹혀 들고, 판매수익 증대뿐 아니라 기업과 국가의 브랜드를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것이다. 이 업그레이드된 브랜드는 또 다른 가치와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이다. 그런 차원에서 콘텐츠로서의 'G20 서울 정상회의'는 이곳 LA에서 어떠했는가? 모든 문화홍보관들이 그랬겠지만 이곳에서도 G20를 홍보하기 위해 나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저명인사에게 기고(Tom Plate, Korea moves toward the center of the world stage)도 요청하고, 미국방송과 신문사에 G20관련 프레스 킷(Press Kit)을 배포하고, 주류인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면서 G20의 의미를 설명하고, 동영상을 상영했다. 아시안 언론인들의 총회에 참석해 G20 브로셔를 배포하고, 문화원 홈페이지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G20 관련 소식을 수시로 전달하고, G20 홍보배너를 문화원과 총영사관에 설치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하고, 각종 축제나 문화원 행사시 G20 홍보엽서를 자체 제작해 배포하면서 '60년전 세계 최빈국이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G20 의장국이자 원조를 주는 나라'로 성장한 한국의 발전상과 국제적 리더십을 강조하고자 했다. 하지만,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G20회의가 한국민들에게 주는 의미만큼 이곳 미국땅에서는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미국 서부에 위치한 LA는 동부의 정치중심지인 워싱턴 DC나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 비해 국제정치, 금융문제에 대한 언론매체나 사람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중국과 미국의 환율전쟁은 보도될 지언정 한국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G20 회의를 개최한다든가, 위기 이후의 시대로 나아가는 과도기에 중요의제를 서울에서 설정하고 큰 역할을 하고 있다든가 하는 그런 보도는 나와주지 않았다. 회의 그 자체 만으로는 미국 대중에게 소구력이나 정보성이 강해 보이지 않았다. G20 개최 전 이 회의개최 사실을 홍보하며, 홍보성과에 초조해 하는 문화홍보관에게는 회의개최 사실 그 자체로는 콘텐츠가 부족하고, 회의결과가 나와야 진정한 G20의 성과가 나오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홍보해야 할 콘텐츠라는 변명이 생겨났다. 그리고 11월 11일, 12일의 양일간의 회의를 주목했다. 서울 G20(주요20개국)정상회의가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명박 대통령 사회로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서울회의를 통해 1990년대초 정립된 신자유주의적 경제처방인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를 대체할 서울 컨센서스가 발표되었고, 세계 환율문제를 해결할 획기적인 대타협이 이루어졌다. 이 합의와 타협은 한국의 현명하고 강력한 리더십에 힘입은 바 크다"는 평가와 보도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꿈 같은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이런 콘텐츠를 가지면 홍보하는게 얼마나 신이 나고 효과도 좋을까, 하는 상상도 곁들였다. 기실 국제관계의 복잡성과 피할 수 없는 이해충돌로 인해 한 번의 회의로 이러한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잘 알 수 있는 바였다. 실제로도 '꿈 꿨던 회의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의 정성을 다한 완벽한 회의준비와 진행에 대한 칭찬이 이곳 언론에서도 나오기 시작했고, 세계언론은 서울 정상회의가 경쟁적인 통화평가 절하를 자제하고 무역불균형을 해소할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키로 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세계경제협력을 위한 프리미어 포럼(Premier Forum)으로 G20가 자리잡는 회의가 되었고, 한국이 선진국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되었다고 호평했다. 처음에 문화원 외벽에 걸린 G20 홍보배너를 보며 "한국에서 열리는 회의를 왜 LA에서 홍보하냐?"고 묻던 헐리우드에서 일하는 미국인을 다시 만났을 때, "오바마가 서울에 가서 중국에 한방 먹었다. 서울 회의에 대해 이제 좀 알고 있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이곳의 교포들은 G20의 성공적 개최를 바라보며 한국이 얼마나 많이 컸는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해 주었다. G20 서울정상회의는 외국인에게는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한국의 성장을 보여주었다. 한국인에게는 우리도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자부심, 그리고 진짜 선진국이 되기 위해 우리 세대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주었다. 어쩌면 G20 서울정상회의의 '진짜 콘텐츠'는 회의개최 사실도, 회의결과가 나타난 공동선언문이 아닐 지도 모른다. 그것은 이 회의를 주도하고 준비한 한국의 저력,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의미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한국의 노력과 역량,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한국의 높아진 국격과 국가브랜드, 우리 국민들이 가지게 된 자신감, 자부심, 책임감일 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니 비록 LA에서 G20정상회의 홍보하는데 한계와 좌절을 맛보았지만, G20 정상회의 이후에 '한국'이라는 한결 좋아진 홍보콘텐츠를 가지게 되었다는 점을 알게 된다. 가끔 '코리언 디스카운트'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냥 삼성 갤럭시폰S면 되지, 한국의 갤럭시폰S일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 월드베스트인 기업들에게는 한국의 이미지가 기업제품의 브랜드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들 말이다. 얼마나 정확한 진술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면 수긍할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그럴법하게 들리지 않을 미래가 우리에게 있다고 믿고 싶다. 김종문 LA 문화홍보관 그러한 믿음의 근저에는 이번 G20를 계기로 높아진 우리의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한국'이라는 콘텐츠가 가지는 매력이 자리잡고 있다. 미래의 삼성, LG, 소녀시대가 '한국산' 이라는 사실이 그들에게 프리미엄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2020년 CES에서는 어쩌면 기업관들이 입구에 최첨단 Korea 배너를 설치하고, 제품 시연시 태극기를 단 로봇이 등장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G20 이후에 우리 국민에게 생긴 자신감, 자부심, 책임감이 분명 큰 몫을 한 때문일 것이다. 기사 끝 주LA 한국문화원 | 201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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