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문화홍보원 50년,
중유럽 한류의 중심,
헝가리 한국문화원
HUNGARY
주헝가리한국문화원장
인숙진
2000년대 초반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K-드라마, K-POP이 인기를 얻으며 ‘한류’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런 현상은 일시적이며 곧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초창기 우려와 달리 한류는 중동,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전 대륙으로 퍼져나갔을 뿐 아니라, 오히려 K-드라마와 K-POP에서 영화, 한식, 한글 등 한국문화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 영화 ‘미나리’의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배우 윤여정씨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의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핫100 정상 등극 및 최근 발표 신곡 ‘Butter’ 빌보드 핫100 5주 연속 1위 등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의 성공사례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세계 각국 언론은 한국의 한류에 주목하며 분석하는 기사까지 쓰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한류가 관심을 받으며 한국의 ‘20년 콘텐츠 수출액은 전년대비 6.3% 증가한 약 108억 3천만 달러(약 12조 2천억 원)를 기록했고, 한류 동호회 회원 수도 ‘17년 7천 312만 명에서 ‘20년 1억 478만 명으로 43% 증가했다. 글로벌 기업 맥도날드는 지난 6월 BTS 버거세트를 전세계 매장에서 선보였고, 프랑스 테제베(TGV)는 올 9월부터 비빔밥, 김치 등 3가지의 퓨전 한식 도시락을 기차 내 식당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런 성공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해온 민간 영역과 좋은 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정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해외문화홍보원은 지난 50년간 한국문화 홍보의 심장이 되어 아름답고 독창적인 우리나라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확산하기 위해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왔다. 그리고 27개국 32개 문화원은 해외문화홍보원과 함께 한류의 피가 세계로 퍼져가는 모세혈관의 역할을 했다.
중유럽 한류의 중심에는 헝가리 한국문화원이 있다. 2012년에 개원한 한국문화원은 지난 9년간 헝가리 사회 속에서 한국문화가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현지 문화예술 축제, 기관들과 협력하며 꾸준히 한국문화를 현지에 알렸고, 전통춤, 서예, 태권도, 한식, 한글 등 다양한 문화강좌를 통해 현지인들이 한국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 세계에서 제일 많은 200여 개가 넘는 한류 동아리가 있고, 한국에 초청되어 공연을 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현지인들로 구성된 한국전통무용단이 활동하고 있고, 19개 한류 동아리들은 함께 연대해‘한유(Han-you)’문화재단을 결성하고 한국문화 동아리 축제를 열어 현지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2019년 허블레아니호 사고 당시 한국 뉴스를 통해 소개되었던 현지인들의 추모행사 중심에도 한류 동아리들이 있었다. 단순히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는 차원을 넘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한국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더 나아가 참여하고 즐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19년은 헝가리 한국문화원이 새롭게 변화하는 해였다. 한-헝 수교 30주년을 맞아 헝가리 최고 공연장인 부다페스트 예술궁전에서 공연한 국립무용단의 ‘묵향’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고, 한국현대건축전, 청송백자 500년 특별전은 한국의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모습을 현지에 선보였다. 부다페스트 고메페스티벌에 참여한 미슐랭스타 이종국 쉐프는 고품격 한식으로 현지인들의 미각을 사로잡았다. 또한 2017년 구입한 국유화 건물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한식체험관, 공연장, 전시실, 도서관 등 유럽 최대의 시설과 규모를 갖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며 재개원 행사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재개원 이후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멋진 시설을 활용한 대면행사를 개최할 수 없었으나, 온라인 문화강좌, 온라인 K-food 아카데미, 온라인 한국문화 배달서비스, 온라인 전시사이트 The ON 구축 등 문화원은 온라인을 통해 현지인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2021년 7월, 이제 문화원은 본격적으로 대면 행사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야외극장 한국영화 및 공연 상영 행사를 시작으로 한식요리 콘테스트, 제14회 한국영화제, 정호승과 위솔로이스트 리스트 아카데미 공연, 이마에스트로 헤리티지하우스 공연 등 현지 문화예술 기관과 협력한 다양한 행사를 순차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초·중등 학생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원 하우스 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원 상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고, 커뮤니티 룸, 강의실, 다목적 홀 등 멋진 문화원 공간은 시민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많은 현지인들이 언제든 찾아와 편안히 머물다 갈 수 있는 사랑방 역할도 할 예정이다.
직접 만나 소통하며 한류에 대해 얘기할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설렌다. 현지인들과 떨어져 섬처럼 혼자 존재하는 문화원이 아닌, 현지에 스며들어 한국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헝가리 시민들과 함께 만들고 채워가는 문화원이 되려 한다. 한국문화원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가면 꼭 들러 봐야 하는 핫 플레이스가 되길 기대해 본다.